현대건설에 또 영패 당한 GS칼텍스의 속사정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1-11-11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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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OVO

2020~2021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3차례 우승보다는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세트스코어 0-3 패배를 당하지 않은 것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어떤 식으로든 끝까지 해보려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KOVO컵 5경기, 정규리그 30경기, 챔피언 결정전 4차전까지 39경기에서 한 차례도 0-3 완패가 없었다.

공교롭게도 GS칼텍스의 가장 최근 셧아웃 패배는 2019~2020시즌 마지막 경기였고, 상대는 현대건설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중단됐다가 재개됐고, 6라운드 도중 조기 종료가 결정된 우여곡절의 시즌이었다. 5라운드까지 1위 현대건설을 맹추격하던 GS칼텍스는 6라운드에 따라잡았다. 선두를 다투던 두 팀의 6라운드 맞대결은 지난해 3월 1일 수원에서 벌어졌다.

이 경기에서 GS칼텍스는 0-3으로 패하며 현대건설에 선두 자리를 다시 넘겨줬다. 2월 27일 김천 원정 이후 몸이 무거운 GS칼텍스 선수들은 무기력했다. 하필 그 경기를 끝으로 시즌은 끝났다. 시즌 조기 종료와 함께 5라운드까지 성적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했지만, 만약 3월 1일 GS칼텍스가 이겼더라면 뒷말이 나올 수도 있었다. 현대건설은 3-0 완승을 거두고 논란을 차단했다.

GS칼텍스는 올해 KOVO컵 결승에서도 현대건설에 0-3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2021~2022시즌 2라운드 첫 경기였던 10일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또 무너졌다. V리그 시즌으로만 치면 37경기만이다. KOVO컵이야 외국인선수가 뛰지 않았고 2020도쿄올림픽에서 돌아온 각 팀 주전들이 정상이 아니었기에 패배의 결과가 아프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무기력했다. 지난 시즌 상대팀들이 가장 껄끄러워 했던 GS칼텍스만의 장점이 보이지 않았다. 차 감독이 “나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자책했을 정도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사진제공 | KOVO


일단 드러난 증상은 리시브 불안이다. 한다혜의 갑작스러운 수술로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출전하는 오지영이 아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짧은 서브에 약점이 노출됐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오픈공격과 하이볼 처리는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외국인선수 모마, 강소휘에게는 큰 부담이다. 지난 시즌에는 206㎝의 최장신 외국인선수 러츠와 이소영, 강소휘가 있어 상대의 블로킹이 분산되고 높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소영은 KGC인삼공사로 떠났고 모마는 184㎝다.

높은 타점보다는 빠르기와 파괴력, 각도로 득점을 올리는 모마는 블로킹 벽이 높은 팀을 상대로는 연습경기 때부터 고전했다. 1라운드에서 GS칼텍스가 현대건설, KGC인삼공사에 패한 이유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다현의 센터진이 좋고, 외국인선수 야스민의 블로킹 높이도 뛰어나다. KGC인삼공사는 박은진·한송이·정호영의 센터진에 외국인선수 옐레나까지 포함하면 전위의 평균 신장이 가장 높다. 문제점은 알았고, 이제 남은 것은 해법이다. 과연 차 감독은 어떤 답을 찾아낼까.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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