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 DNA’ 두산의 정수빈 계약, 확실한 성공인 이유 [KS 리포트]

입력 2021-11-18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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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정수빈(31)은 두산 전력의 핵심이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 주루에서도 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한다. 두산이 2020시즌 직후 6년 총액 56억 원에 그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며 잔류시킨 것도 팀의 중심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계약 첫해부터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9경기에서 타율 0.333(42타수 14안타)으로 활약하는 등 팀의 7년 연속 KS 진출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정규시즌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104경기에서 타율 0.259(313타수 81안타), 3홈런, 37타점에 그쳤다. 특히 8월까지는 고작 0.197의 타율로 극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9월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와 가을까지 기세를 이어왔다. 부진이 길었던 9월 초 김태형 두산 감독이 그를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하지 않고 2군에 보내 타격감을 조율하게 한 것도 그만큼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퓨처스(2군)에서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을 선수는 아니다.” 이 말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정수빈의 역할은 공격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탁월한 주루 센스를 앞세운 도루능력과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중견수 수비력도 발군이다. 안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걷어내는 수비는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손목 부상으로 KS 2차전에 결장했지만, 17일 3차전에선 그림 같은 홈 보살로 감탄을 자아냈다.


정규시즌 중반까지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지만, 큰 경기에서 어떻게든 가치를 증명했다. ‘정수빈은 가을의 영웅’을 뜻하는 ‘정가영’이란 별명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다. 그 자체만으로 정수빈의 계약은 성공이다. 큰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DNA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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