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카드가 중요해, KS의 키워드는 ‘몰빵’ [KS 리포트]

입력 2021-11-18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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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T 위즈-두산 베어스의 올해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는 ‘몰빵 시리즈’로 통한다. 가장 확실한 카드에게 역할을 몰아주는 전략을 펼친다는 뜻이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단기전의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이는 이강철 KT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KT의 몰빵 전략은 확실하다. 그야말로 쓰는 선수만 쓰는 ‘몰빵의 정석’이다. 17일 3차전까지 윌리엄 쿠에바스~소형준~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선발투수 3명을 제외한 불펜투수로는 김재윤, 조현우, 고영표만 활용했다. 이상적인 투타의 밸런스 덕분에 많은 투수를 아꼈고,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한 카드로 상대를 제압하는 전략을 펼쳤다. 김재윤은 3경기에서 2세이브를 따냈고, 조현우는 매 경기 승부처에서 두산 왼손 거포 김재환을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고영표는 유리한 흐름을 확실히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모든 것이 이 감독의 계획대로 맞아떨어졌다.

두산에도 ‘몰빵’을 위한 카드가 존재한다. 이영하와 홍건희다. 이들은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조합을 앞세워 포스트시즌(PS) 내내 필승카드로 활약했다. 그러나 KS 들어선 지친 기색을 보였다. 1차전에선 이영하, 2차전에선 홍건희가 선발투수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으나 결정적 일타를 맞았다. 3차전에는 2명이 동반 출격했지만, 역시 KT의 흐름을 끊지 못했다. 가장 믿었던 카드들이 무너진 탓에 두산은 선발투수 3명(곽빈, 최원준, 아리엘 미란다)과 이영하, 홍건희를 제외한 6명의 투수가 추가로 마운드에 올랐다.

KT 이강철 감독(왼쪽),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포수 활용도 마찬가지다. 포수는 투수를 포함한 8명의 야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유일한 포지션이다. 단기전에선 투수 리드뿐 아니라 야수들의 중계플레이, 위치 조정까지 책임져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포수가 아니라면 쉽게 변화를 주기 어렵다. KT 장성우가 3차전까지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안방을 지킨 이유다. 이 감독은 “그만한 포수가 없다”며 확실한 믿음을 보였다.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도 2차전 8회말을 제외한 모든 이닝을 책임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쉴 틈 없이 마스크를 쓴 탓에 체력부담이 컸지만, 투수들과 호흡 등을 고려하면 바꾸기 어려워서였다. 김 감독도 “체력적으로 제일 힘든 선수는 (박)세혁이일 것”이라고 밝혔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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