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연기대상 어떻게? 잔칫집vs골머리vs초라함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1-12-16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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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둔 지상파 3사 표정이 제각각이다. 어딘가는 웃고, 어딘가는 울상이다.

먼저 올해 다수 흥행작을 낸 SBS는 그야말로 잔칫집이다. ‘펜트하우스2’, ‘펜트하우스3’, ‘모범택시’, ‘원더우먼’은 자체 최고시청률 15%(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훌쩍 넘어섰다. ‘홍천기’도 자체 최고시청률 10%를 돌파했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아쉬운 시청률 대신 화제성과 광고 등에서 선전하고 있다. ‘라켓소년단’은 스포츠 꿈나무들의 멋진 성장기를 그려 호평받았다. 작품 면면이 화려하다. 그만큼 시상식에 참석할 배우들이 차고 넘친다.

여기에 방영을 앞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왜 오수재인가’, ‘사내맞선’,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 2022년 라인업 출연진도 촬영 일정 등에 따라 대거 시상식을 찾는다.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남궁민도 시상자로 자리를 빛낸다.

다만 성대한 잔치만큼 SBS가 연기대상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드라마 역사상 전무후무한 흑역사를 남긴 ‘조선구마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다. 역사 왜곡으로 시청자를 공분케 한 점은 분명 되짚고 반성해야 한다. 수상자들에 대한 축하도 중요하지만, 과오에 대한 반성도 뒤따라야 한다.

SBS와 같은 날 연기대상 시상식을 진행하는 KBS는 대상 후보 추리는 게 최대 고민이다. 모두가 수용할 만한 대상 후보가 마땅히 없다. 콘트리트 시청률로 불리는 주말극 라인업에서도 찾아야 하지만, 높은 시청률 대비 출연자 화제성은 낮다. 일일극에서 찾는다면 ‘빨강 구두’ 최명길 정도다.

그나마 시청률과 화제성을 다잡은 월화극 라인업은 다수 수상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지난해 시작 올해 종영), ‘달이 뜨는 강’, ‘오월의 청춘’, ‘경찰수업’, ‘연모’ 등이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중 ‘연모’는 자체 최고시청률 12.1%를 기록, KBS 평일 라인업 중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순수 올해 방영 기준, 사실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이 수치상 14%로 더 높다) 수목극인 ‘안녕? 나야!’, ‘대박 부동산’, ‘달리와 감자탕’ 등도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 수상에 한발짝 다가섰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대상 후보다. 시상식에서 자랑할 만한 작품은 많지만, 모두가 ‘인정’이라는 말을 내놓기에는 명확한 후보가 없다. 시청률과 화제성 등 명분을 앞세운 후보들일 뿐이다. 괜히 수상자만 외부 시선에 불편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신중해야 한다. KBS 고민은 깊다.

두 방송사와 달리 MBC는 시쳇말로 ‘영혼까지 끌어 모아’ 시상식을 준비해야 한다. ‘검은 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을 제외하면 시청자들 기억에 남는 작품은 사실상 없다. 수목극 ‘오! 주인님’, ‘미치지 않고서야’ 등이 있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은 안타까운 수준이다.

그나마 재미 포인트는 존재한다. 대상 후보가 유력한 남궁민과 이준호 대결이다. 두 사람은 2017년 ‘김과장’으로 그해 KBS 연기대상을 점치며 웃음 자아냈던 콤비. 이번에는 MBC에서 대상 경쟁을 벌이는 상대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를 접어야 하나 했던 MBC에게 기회를 준 남궁민, MBC 드라마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준호. 이들 경쟁이 ‘김과장’ 작품 속 케미스트리(연기 호흡)를 넘어 어떤 재미를 선사할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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