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출전 걸린 심석희 공정위, 무거웠던 현장의 분위기 [현장리포트]

입력 2021-12-21 1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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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의실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는 여자쇼트트랙 간판스타 심석희(24·서울시청)의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그만큼 현장의 공기는 무거웠다. 수많은 취재진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심석희는 공정위 출석에 앞서 “사실대로 성실히 임하고 오겠다”는 짧은 한마디만을 남겼다. 징계 수위에 따라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기에 표정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A코치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은 내용이 올해 10월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이 이번 사태의 시작점이었다. 연맹은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진천선수촌에서 강화훈련 중이던 심석희를 퇴촌 조치하고, 2021~2022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연맹은 앞선 2차례 조사위원회를 통해 사실 확인에 나섰다. 조사위는 언론을 통해 심석희의 문자메시지를 통한 욕설 및 동료 비하 사실은 확인했지만, 또 다른 의혹인 최민정(23·성남시청)과 고의충돌, 불법도청, 승부조작에 대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

결국 심석희의 징계 안건은 ‘선수와 코치에 대한 욕설 및 비하’였다. 사안의 특성상, 징계 수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연맹에 따르면, 경징계를 받을 경우 견책 수준에서 마무리되며 이 경우 올림픽 출전에는 결격사유가 없다. 그러나 출전정지 처분은 중징계에 포함된다. 사안에 따라 출전정지기간이 요동칠 수 있었다. 경징계와 중징계를 구분하는 것부터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심석희가 소명을 마치기까지 걸린 시간도 2시간을 훌쩍 넘겼다. 오후 4시30분께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 올라탔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심석희가 퇴장한 뒤에도 공정위원들은 2시간이 넘도록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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