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미술팀 “철저한 고증 기반, 새 미장센 추가” 영상미 호평

입력 2021-12-21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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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6주 화제성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연일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 영상미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MBC 명품 사극의 명맥을 잇는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는 ‘옷소매’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구현된 세트, 의상, 소품 그리고 캐릭터의 특징과 감정까지 표현하는 분장, 촬영과 색재현 작업까지 정통 사극의 매력적인 미장센을 구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디테일과 노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만듦새 있는 영상미를 선사하고 있다.

‘옷소매’의 비주얼 센터 역할을 하는 화면 뒤의 숨은 조력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옷소매 붉은 끝동’ MBC 김화영 촬영 감독

먼저 김화영 촬영감독은 “사랑받는 드라마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다.”라며 운을 뗐다.

- ‘옷소매’ 촬영시 고려했던 주요 포인트 : 인물들을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정조(이준호 분)와 덕임(이세영 분)의 비주얼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무엇보다 극 중 인물이 진짜처럼 보이게 데에 초점을 뒀다. 그리고 극중 인물들이 입는 한복은 천의 재질에 따라, 빛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되기도 한다. 이에 사랑스러운 덕임과 산의 투샷을 잡았을 때 잘 어울릴 수 있는 옷들을 찾기 위해 수십 벌의 의상 테스트를 진행했다.

- ‘옷소매’ 밤씬 촬영 : 현대극과 달리 사극의 밤씬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명으로 모든 걸 만들어야 한다. 소도구 팀이 처마 끝마다 등을 매달면 조명팀이 그 등들에 조명을 넣는 것으로 밤씬이 시작된다. 그 광원을 이용해서 인물들에게 앰버톤의 색감들을 입혀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고 씬의 분위기에 따라서 등들의 밝기와 붉은 정도를 조절해가며 촬영한다. 좀 더 고급스럽고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조명감독과 매컷, 매씬 계속 논의하며 진행한다.

● ‘옷소매 붉은 끝동’ MBC 종합편집부 DI팀 김은영 차장

- ‘옷소매’ 색재현 작업시 콘셉트 : MBC 드라마는 색재현 작업을 안 한 컷이 단 한 컷도 없다. 매 컷을 15회 이상의 수작업을 거쳐 완성한다. 얼굴, 의상에서부터 나무, 불빛, 하늘, 바닥, 책상 같은 소품까지. 전부 일일이 따서 색을 조정한다. 아름다운 장면, 슬픈 장면, 무거운 장면, 분노의 장면 등 각기 다른 느낌의 씬에 몰입할 수 있게 각기 다른 색을 입혀 작업하고 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전체적으로 묵직한 사극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어두운 부분을 꽉 잠궈서 무게감 있게 표현하고, 색감은 풍성하게 살리고, 아름다운 씬은 중간색을 띄워 최대한 화사해 보이게 표현하려 했다. 그리고 궁궐의 무게감과 의상의 화려함, 풍경의 싱그러움을 전부 담아내기 위해 씬 별로 그때그때 다르게 톤을 잡았다. 김은영 차장은 “색으로 하여금 시청자들의 눈이 더욱 즐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 ‘옷소매 붉은 끝동’ 미술 파트 한지선 미술 감독

- 전체적인 콘셉트 및 주요 포인트 : 의상과 미용 부분의 조선 후기의 특징(의관과 머리모양 등)은 고증(실제 영조의 도포 등)을 많이 참고하였고, 세트 부분에서는 조선 전후기의 특징보다는 조선 전체적인 색감과 단청 등은 참고하였지만 고증 그대로의 표현보다 인물들에게 어울리면서 공간별 구분이 되도록 디자인하는 데에 포인트를 두었다.

- 세트 작업시 주안점 : 캐릭터와 어울릴 수 있도록 공간별 차이점을 두어 디자인이 되었고, 궁이라는 공간이 같은 색감을 사용하다보니 구조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편전엔 군주의 권위와 거기에 따른 고독함이 보였으면 해서 크기가 고려되었고, 동궁, 시강원, 서고, 세손방, 궁중 여인들의 공간도 각각 공간의 특징이 나타나도록 크기, 창호모양, 인물배치 등이 고려되었다. 뿐만 아니라 각 공간들은 인물의 위치에 따라 관계가 보이도록 앉는 자리와 그에 따른 시선, 높이 따른 시선 각도도 계산하여 디자인하였다.

● ‘옷소매 붉은 끝동’ 미술 파트 MBC ART, 소품 스타일리스트 김민정

철저한 고증을 위해 연출 감독님과 첫 미팅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고, 새로운 미장센을 보여 주기 위한 노력도 필요했기 때문에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소품은 궁중채화, 유리등, 조선철이 있다. 세 가지 상징적인 소품 외에 각 인물별로 캐릭터를 분석하여 컬러 콘셉트를 정하고 병풍, 보료, 방장의 디자인과 색감의 톤을 배우의 의상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고심하며 작업했다.


● ‘옷소매 붉은 끝동’ 미술 파트 MBC ART, 의상 디자이너 권지은

궁녀들의 이야기가 메인 소재이기 때문에 궁녀복의 색감, 실루엣을 정함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제목이 ‘옷소매 붉은 끝동’이기 때문에 붉은색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에 대해 초반에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하였고, 십여 가지의 샘플을 만들어 수차례 테스트를 걸쳐 지금의 궁녀복을 결정하게 되었다. 드라마 전반적인 색감이 밝고 환하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자 의상의 컬러는 채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조절하였다.

또한 조선 전기 시대보다 높은 익선관, 용보는 조선 전기의 옆을 바라보고 있는 용이 아닌, 용의 머리가 중심을 향하고 테두리가 없는 둥근 형태의 보로, 그 크기도 최대한 어진의 비례에 맞추어 제작하였다.

극중 영조의 ‘애체’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안경인 조선시대 부사 김성일의 ‘귀갑(거북이 등껍질) 애체의 소재’와 조선 후기 자료에서 보여지는 귓바퀴에 걸 수 있는 꺾기다리 테 형태를 조합하고, 가운데 유물 속 보여지는 투각 문양 대신 속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 ‘옷소매 붉은 끝동’ 미술 파트 MBC ART, 미용팀장 이은영

덕임이는 생각시 시절 말괄량이 같은 캐릭터를 표현해 주고 싶었다. 댕기머리를 다른 사극 때와 다르게 뒤쪽을 하나로 묶어서 보다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였고, 나인이 된 후에는 새앙머리가 세월의 흐름이 묶여진 높이로 표현되어 점점 내려오게 된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를 나타내야 하는 제조상궁 조씨는 배우 자체로도 포스가 대단하지만 장신구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검은색에 가까운 쑥비취로 만든 비녀와 비취 개구리 첩지로 강인함을 표현했다.

● ‘옷소매 붉은 끝동’ 미술 파트 MBC ART, 분장팀장 우영란

남자배우들의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 특히 장신구 부분에 신경을 썼다. 이산의 상투 관자와 상투 장식은 직접 제작하여 상황에 맞는 설정을 통해 캐릭터를 극대화했다. 세손시절 이산의 상투 관자는 라이트 골드빛을 담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표현했고, 편복 차림일 때 상투관은 자개를 이용해 절제된 화려함을 주었다. 또 옥관자는 골드빛 꽃모양의 금속을 얹어서 청년시절 산의 풋풋함을 표현하였다. 극 중 영조는 인간적인 면모를 지녔지만 정치적으로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닌 성군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짙은 피부톤과 강한 눈썹, 풍성한 수염 그리고 상투 관자에 캐릭터를 투영시켰다.

최근 사극들이 지나친 화려함을 추구하여 과다한 장신구 설정으로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어 전체적으로 절제된 장신구 사용과 작은 관자를 통한 인물설정이 주요 포인트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12월 24일(금) 13회, 12월 25일(토) 14~15회가 연속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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