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위기에 빠진 HDC현대산업개발, 신뢰 찾을까

입력 2022-01-17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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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그동안 건설업 중심 HDC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수차례 피력해왔지만, 정작 그룹의 근간을 이루는 ‘주택부문’에서 연이어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모든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발표를 앞두고 일각에선 정 회장이 HDC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 회장은 일단 지주사인 HDC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며 HDC현산 회장직에서만 퇴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광주지역 3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학동참사 시민대책위는 정 회장 기자회견 직후 “정 회장은 경영 일선 ‘퇴진쇼’까지 벌이고 있다”며 “최대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할 정 회장의 사퇴는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연이은 두 번의 대형사고로 인해 향후 HDC현산의 수주 경쟁력 하락은 물론 기존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도 ‘브랜드 교체’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정 회장 퇴진 발표에 앞서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경쟁에 나선 HDC현산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보증금을 돌려줄 테니 떠나달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또 이미 HDC현산이 수주한 서울 강남구 개포1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부실공사 이미지가 생긴 ‘아이파크’ 브랜드를 빼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HDC현산이 추락한 위상을 다시 회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 회장이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편 HDC현산은 17일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14일) 종가 1만8900원보다 0.79%(150원) 떨어진 1만8750원에 마감했다. HDC현산의 주가는 사고 소식이 반영된 12일, 전날(2만5750원)보다 19.03%(4900원) 폭락한 데 이어 13일과 14일에도 각각 1.20%(250원), 8.25%(1700원) 떨어지며 곤두박질을 쳤지만 정 회장의 사퇴 소식이 알려진 17일에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KOSPI 2900선이 깨지는 등 전체적인 하락장에서도 보합세를 유지한 것은 시장이 정 회장 발표의 진정성에 어느 정도 화답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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