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족 발등에 떨어진 ‘이자 폭탄’

입력 2022-01-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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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사진|스포츠동아 DB

기준금리 릴레이 인상 후폭풍

작년 두 차례 이어 1.25%로 인상
가계부채 급증·치솟는 물가 고려
1인당 연 이자 부담 48만원 늘어
“여전히 완화적”…추가 인상 시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직전 수준인 1.25%로 인상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이 점쳐진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의 대출이자 부담 가중이 커진 탓이다.


●가계부채 급증과 물가상승이 원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0.25%p 인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p씩 연 1%까지 올린 바 있다. 이번에 0.25%p 추가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로 늘어난 부채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등 실물 경기와 금융자산 가격 간 괴리가 커지는 ‘금융불균형’을 가져왔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3%대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며 물가상승의 경고등이 켜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자의 대출이자 부담 가중이라는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상승하면 가계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3조2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자 1인당 더 내야 하는 이자는 연 16만1000원 정도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0.75%p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계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9조6000억 원, 대출자 1인당 더 내야 하는 이자는 48만3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변동금리 대출자, 대출 이자 부담 커져

실제 변동금리 대출자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통상 기준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출 상품은 만기가 짧은 변동금리형 상품들로, 신용대출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 대표 상품이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기준금리가 오르기 직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오른 뒤에도 반응 경향이 큰 게 특징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4일 기준 3.57∼5.07%로 지난해 8월 31일(2.62∼4.19%) 대비 약 1%p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3.44∼4.73%로 같은 기간(3.02∼4.17%) 대비 약 0.5%p 올랐다.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2019년 줄곧 50%대를 유지해왔지만 기준금리가 내려간 2020년 4월 60%대로 올라선 후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73.6%에 달한다.

이는 그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온 탓에 대출자들이 굳이 고정금리를 이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통상 고정금리 상품은 금리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를 더 높게 책정한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어떤 게 유리할까 묻는 고객에게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갈아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에는 중도상환수수료나 가산금리 등 유불리를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자뿐 아니라 집값과 주식 가치가 내려가면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문제다. 자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에 저금리를 이용해 빚을 내 집과 주식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과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이중고가 불가피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 상황,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하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금융불균형 등을 감안하면 향후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상반기에 금리 동결 등 속도조절을 하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되는 하반기부터 인상에 나서 1.50∼1.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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