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새 강자!…정해민·인치환 돌풍

입력 2022-02-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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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경륜은 22기 정해민(왼쪽)과 17기 인치환 등 ‘만년 유망주’에 머물던 선수들이 잠재력을 폭발하면서 예상을 깨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시즌 초부터 뜨거운 벨로드롬…SS반이 흔들린다

박용범·박병하 가볍게 잡던 정해민
정하늘·신은섭도 자력승부로 제압
그랑프리 3위로 자신감 얻은 인치환
성낙송·정재원 이어 정하늘도 잡아
2022년 새 시즌이 시작되면서 경륜에는 새로운 돌풍이 불고 있다. 철옹성 같던 경륜 슈퍼특선반(SS)의 위상이 흔들리는 반면, 각 지역의 2, 3선발 또는 그 이하 급이던 ‘만년 유망주’들은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오랫동안 유지하던 팀 내 서열까지 흔들고 있다.


●정해민·인치환,가파른 상승세

올 초 경륜 팬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동서울팀의 정해민, 김포팀의 인치환이다. 정해민은 그동안 팀 내 SS반 출신 신은섭 정하늘에 가려져 있었고, 인치환도 같은 팀에 있는 그랑프리 4연패의 정종진을 비롯해 황승호 정정교 공태민 등에 밀려 있었다. 이들은 같은 팀이나 인근 지역 강자들을 만나면 초반 흐름을 리드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덕분에 ‘큰 경기에서 실속이 없이 들러리만 선다’는 팬들의 비난을 종종 들었다.

하지만 최근 두 선수의 기세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정해민은 지난해 11월 26일 광명 금요 특선에서 충청권의 간판 황인혁을 젖히기 자력 승부로 이긴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 붙박이 SS반으로 활약하던 박용범 박병하 등을 가볍게 제압하더니, 1월 30일 일요 결승에서는 팀의 원투펀치인 정하늘 신은섭을 전매특허인 젖히기 자력승부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선수 출신인 인치환은 데뷔 초에는 ‘외계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혼을 앞두고 허리부상이 겹치는 등 여러 약점들이 노출되면서 위상이 떨어졌다. 부족한 인지도에서 오는 위치 선정의 제약, 단조로운 작전, 불안한 운영능력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뜻밖의 행운을 맞으면서 반전의 계기가 생겼다. 지난해 그랑프리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명이었던 정종진의 갑작스런 퇴소, 결승 당일 두 명의 낙차, 한 명의 실격 등 각종 변수가 쏟아졌다. 당시 가장 후위이던 인치환은 앞선 세 명이 사라지면서 3위로 올라섰다. 3위 입상과 4000만 원의 상금은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후 탄력을 받은 인치환은 벨로드롬에서 레전드급으로 분류되는 이현구 박용범을 비롯해 현 SS반인 성낙송, 팀 내 라이벌 정재원을 이겼고 지난주에도 SS반 정하늘을 제압했다. 불과 한 달 만에 기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신은섭·황승호·박용범 등은 부진

정해민과 인치환 외에도 이번 시즌에는 정재원 공태민 전원규 김관희 엄정일 류재민 김범수 등이 팀과 경륜 팬들로부터 평가가 크게 높아졌다. 양승원 김희준의 경우는 지난해 말과 올 초 선전에 힘을 받아 충북 그리고 부산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들은 임채빈을 제외한 SS반을 위협할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주목받는 스타가 있는 것과 달리 부진에 빠진 선수들도 있다. SS반을 반납한 신은섭을 비롯해 황승호 박용범이 예전보다 막판 결정력이 많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때 벨로드롬을 호령하던 성낙송 박병하 이현구 윤민우 등은 극심한 장기공백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한창 때 모습을 나타내기엔 좀 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강경륜 박창현 대표는 “경륜의 승부는 단순히 힘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자신감과 위치 선정에 필요한 인지도가 중요하다”며 “정해민 인치환은 충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부족했던 두 가지가 채워지며 전력 극대화를 이루어 현 기세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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