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당신의 다이어트 실패 원인은 ‘이것”

입력 2022-02-11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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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치료해야 할 질병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관절염,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불임 등 수많이 질병을 불러온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이면 25kg/m2 이하인 사람에 비해 사망위험이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비만클리닉을 운영중인 윤영숙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리한 계획’을 첫 번째로 꼽았다.

대부분 달성 기간은 짧게, 감량 목표는 높게 잡는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현재 상태보다 과도한 절식과 운동량 계획한다. 높은 목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 할 가능성이 높다.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에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서서히 강도를 높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윤영숙 교수는

이어트 시작 전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변화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준비
▽체중을 빼야 하는 이유와 동기가 확실해야
▽적절한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체중감량 방법
▽장기적인 체중 유지를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

윤영숙 교수는 “한 달에 1~4kg의 감량과 6주 후 5% 감소를 단기목표로, 10% 체중 감량을 6~12개월 중기 목표로, 감량 이후 체중 유지를 장기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며 “감량 방법은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것으로 정하고, 기한에 따라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만치료 약, 종류별 효과와 부작용

고도비만인 사람은 약물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한비만학회 비만진료지침에 따르면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식사치료와 운동치료, 행동 치료다. 약물치료는 이들과 함께 시행하는 부가적인 치료 방법이다. 보통 체중조절 약은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인 사람에게 처방한다. 체중조절 약을 선택할 때 기본 원칙은 장기간 사용이 허가된 약을 사용해야 한다.

체중조절약에는 식욕억제제, 지방분해효소 억제제, 글루카곤양펩티드(GLP-1) 수용체 촉진제가 있다. 약제별로 효과와 부작용, 금기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 맞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영숙 교수는 “약물 치료 후 3개월 이내에 5% 이상 체중 감량이 없으면 무반응 자로 판단하고 치료를 중단할 것을 권한다”며 “체중조절 약은 장기적인 사용이 필요하므로 약제의 작용, 용량 및 부작용에 대한 의학적 감시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어트 보조제를 비만 치료약으로 혼동하는 사람도 있다. 다이어트 보조제는 건강기능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약처럼 질병을 예방이나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목적으로 필요시 섭취하는 것이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공액리놀렌산, 녹차 추출물, 키토산, L-카르니틴, 보이차 추출물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적용되는 식품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약한 대신 효과도 약하다. 부작용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다이어트 최대 적 요요현상

요요현상이란 체중의 감소와 증가가 반복되는 체중 순환(weight cycling)을 의미한다. 단식이나 과도한 칼로리 제한, 운동 부족과 같은 부적절한 감량 방법을 사용할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초기에 빠른 체중감량이 일어나면 근육량도 빠르게 감소한다. 함께 신진대사가 느려지게 되고, 기초대사량도 감소한다. 이때 평소와 같이 먹게 되면서 요요가 오는 것이다.

요요 현상을 최소화하려면, 칼로리 제한 식사를 할 때에도 단백질, 수분, 야채 섭취 등 영양균형을 맞춰 먹어야 한다. 신체 활동은 가능한 많이 늘려주는 것이 좋다. 요요를 피하고 건강한 체중 감량을 위한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체지방 감소 및 근육량 유지
▽식사섭취량 줄이기(저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고, 고칼로리 및 지방 음식 피하기)
▽식사 거르지 않기
▽규칙적인 운동(첫 6개월 동안 일주일 150분 이상 규칙적으로)
▽자가 모니터링(식사일기 활용)
▽의사와 영양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기

윤영숙 교수는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만성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생활 습관 개선의 기본 원칙은 더 많이 움직이고 덜 먹는 것이고, 이것이 지속되야 체중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이 부족하면 살이 찌는 이유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그렐린 분비가 증가한다.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렙틴 분비는 감소한다. 또 수면 부족인 사람은 탄수화물 더 많이 먹고, 당대사에 영향을 주어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일정한 시간에 취침하고 기상하는 것은 체중관리에 중요하다. 윤영숙 교수는 “불규칙한 수면습관은 자기 전에 야식을 먹는다거나 식사를 거르고, 간식을 자주 섭취하는 등 식사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수면 시간이 일정해야 하루 일과가 규칙적으로 가능해지기 때문에 체중관리도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잘못 알려진 다이어트 식품

다이어트 식품으로 잘못 알고 마음껏 먹는 것으로 과일이나, 견과류, 감자, 고구마, 식물성 기름이 대표적이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음식은 갈비탕, 도가니탕, 설렁탕, 치즈, 요구르트 등이 있다. 마요네즈, 고추장, 샐러드 소스도 칼로리가 높다. 음료수나 술은 포만감은 적거나 칼로리가 낮다고 생각해 많은 먹는 경향도 있는데 다이어트를 할 때 주의해서 섭취해야 하는 음식들이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대부분 양이 작고 영양적으로 해로운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배부르게 먹게 되면 칼로리 과잉이 쉽게 발생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못 먹는 음식은 없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도 정해진 총 칼로리 내에서 잘 배분해 먹는다면 섭취가 가능하다. 그러나 영양적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칼로리를 낮추기 어려운 점 때문에 다이어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비만 환자는 전문의 도움

첫째, 식사관리, 운동관리를 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한 환자다.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나는 평소에 밥도 많이 안 먹고, 진짜 먹는 게 없는데 살이 안 빠져’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물론 이 말이 사실인 사람도 있지만, 조사해보면 대부분 밥 대신 고칼로리의 다른 음식들을 먹고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 건강문제가 동반된 비만 환자다. 전체 비만의 약 40%는 대사 이상이 없는 비만이다. 거꾸로 말하면 나머지 60%는 체중으로 파생된 건강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비만 환자는 비만 자체도 문제지만 고혈압이나 당뇨, 심·뇌혈관질환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운동이나 식단 관리가 매번 실패하는 환자다. 무조건 의지가 부족해서 실패하는 것이라고 몰아붙이면 안 된다.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동일한 식사량에도 체중이 더 잘 느는 사람도 있다. 식욕이 풍부해 식사량을 감소했을 때 더 허기를 느껴, 폭식의 위험이 큰 사람도 있다. 실패 요인을 찾고, 부가적인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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