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일로 비난에 시달렸던 김보름(29·강원도청)의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준비과정은 지옥과도 같았다.
사건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에서 동료였던 노선영보다 한참 앞서 골인한 사실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대중은 사실 확인조차 없이 선과 악의 프레임을 씌웠고, 노선영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반복하면서 김보름은 순식간에 여론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근거 없는 소문은 여론에 편승해 사실로 둔갑했고, 김보름은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주종목이었던 매스스타트를 앞둔 사흘간 햄버거 한 조각만을 먹고 레이스에 나선 사실이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올림픽 이후에도 심리치료를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그토록 사랑했던 스케이트를 벗을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스케이트가 없는 인생은 상상할 수 없었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한 번의 깨달음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힘이 됐다. 3년 전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선 “인생의 절반 이상을 스케이트와 함께했다. 내가 가진 능력 중 제일 잘하는 것도 스케이트다. 그 스케이트를 안 타니까 삶의 의미와 목표가 사라지고 남는 게 없더라.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털어놓았다.
3번째 올림픽 무대에 선 그는 매스스타트 한 종목만 바라보고 훈련에 몰두했다. 그 사이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왕따 주행’ 논란과 관련해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재판 결과도 나왔다. ‘일부 승소’였다. 과거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던 점이 인정됐다. 악몽 같았던 기억이 지워진 순간이었다. 4년 전 익명이라는 ‘무기’를 이용해 김보름에게 비난을 퍼붓던 이들은 꼬리를 내렸다.

김보름. 스포츠동아DB
우여곡절 속에 출전한 20일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 김보름은 5위(8분16초81)로 경기를 마쳤다. 평창대회 은메달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5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힘겨웠던 시간을 되돌아볼 때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도 나를 응원해주지 않을까봐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웠다. 이번 대회를 통해 4년간의 아픔과 상처가 조금은 아물었다. 지금은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 ‘응원을 받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느끼니 더 그렇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라는 말이 있다. 김보름은 일류였다. 대회 기간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당장 하고 싶은 일도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었다. “올림픽 때마다 눈물 흘리는 모습만 보여드린 것 같다.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힘들었던 게 생각나서 또 눈물을 흘렸다. 가장 먼저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보름의 커리어는 끝나지 않았다. 엄청난 고통을 딛고 일어섰으니,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스스로도 “많은 걱정을 하다 보니 4년이 흘렀고, 베이징올림픽도 끝났다. 지금부터 내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의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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