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최강자 임채빈, 올해 첫 대상경주 제패

입력 2022-03-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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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대상경륜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한 임채빈(가운데)이 시상식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2위에 오른 류재열, 오른쪽은 3위 인치환.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벨로드롬 절대 지존’ 막을자 누구냐

금요예선 마크 추입 시도 우려 딛고
결승에선 특유의 한 바퀴 선행 찬사
수성팀 류재열 2착…나란히 시상대
자타공인 현 경륜 최강자로 꼽히는 임채빈(25기 수성)이 올 시즌 첫 대상경륜도 우승하며 벨로드롬 절대 지존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임채빈은 2월 27일 열린 일요 특선 결승 15경주 스포츠서울배 대상경륜에서 전매특허인 한 바퀴 선행으로 막판까지 선두를 지키며 시즌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주는 2위 그룹과의 현격한 거리차가 말해주듯 접전이나 단 한 번의 위기가 없었던 깔끔한 우승이었다. 최근 진천 선수촌을 오가며 아마 국가대표와 프로무대를 병행 중인 임채빈은 카본과 크로몰리 자전거를 훈련에서 번갈아 적응해야하고 타 선수들에 비해 출전 주기가 불규칙한 일종의 핸디캡을 안게 됐다.

첫날 금요 예선에서 평소 잘 하지 않던 마크 추입을 선택하자 일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토요 준결승부터는 특유의 선행 강공 전법을 펼쳤다. 하루 사이에 전혀 다른 전법을 구사해 ‘역시 임채빈’이란 찬사를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이제 경륜은 ‘임채빈의 시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경륜 훈련원을 조기 졸업해 화제를 모았던 임채빈은 실전에 투입되자마자 단 8경기 만에 특선급에 올라섰다. 이후 경륜을 대표하는 슈퍼 특선 5인방을 차례대로 이겨 이른바 ‘도장깨기’란 신드롬을 벨로드롬에서 일으켰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멀어지던 경륜 팬들의 관심을 다시 끌면서 인기를 살리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에 기존 강자였던 ‘경륜황제’ 정종진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 완승했고, 대망의 그랑프리마저 접수했다. 프로에 입문한 지금까지도 국가대표팀의 적극적인 구애가 이어질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클 스타다.

아마 시절 단거리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대회에서 입상(2017 국제사이클연맹 UCI 트랙월드컵 경륜 동메달)했고, 스프린트 종목의 200m와 1km 독주기록을 아직 임채빈이 갖고 있다.


●정종진의 그랑프리 4연패 넘어설까

놀라운 점은 프로에 입문한 지난해 자신의 200m 기록을 6년 만에 경신했다는 점이다. 서른을 넘은 나이지만 아직도 성장이 멈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임채빈의 경기력을 보노라면 앞으로 경륜의 각종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경륜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34연승을 기록 중인데 아직 뚜렷한 적수가 없어 박용범의 36연승, 조호성의 47연승, 정종진의 50연승 기록을 차례로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이명현의 7연속 대상 경주 우승도 앞으로 3승만 추가하면 타이를 이루게 된다.

섣부른 감은 있지만 현재 활약상으로 보자면 불멸의 기록으로 꼽히는 정종진의 그랑프리 4연패도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타고난 건각에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더해져 임채빈이란 히어로가 탄생한 것”이라면서 “적지 않은 기간 임채빈의 독주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무수히 남은 경륜에서의 각종 기록 경신과 팬들의 관심은 경륜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상경주에서는 임채빈과 같은 수성팀인 선배 류재열이 동반입상에 성공했다. 19기 수석 졸업생으로 임채빈의 국가대표 선배인 류재열은 대상경주서 입상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임채빈 마크로 풀었다. 수성팀은 사상 처음으로 대상경주에서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단숨에 전국 최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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