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시행착오 겪은 확대 S존 정착? 키워드는 일관성과 믿음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2-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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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BO는 2022시즌부터 다시 스트라이크(S)존의 확대를 천명했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더 이상 공염불에 그쳐선 안 된다는 의미다. 정착을 위한 키워드는 ‘일관성’과 ‘믿음’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KBO가 “S존 판정 평가기준을 개선한다”고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확대’가 아닌 ‘개선’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새 시즌부터 적용되기에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새로운 S존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에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과거의 사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KBO리그는 이미 2010시즌과 2017시즌 S존 확대를 공표한 바 있다. 2009시즌 후 S존 양쪽의 폭을 3.5㎝씩 확대키로 결정했고, 2010시즌부터 적용했다. S존의 변화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시기다. 이때는 개선보다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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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타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시행착오를 피하지 못했다. 그해 시즌 1호 퇴장의 불명예를 썼던 강봉규를 비롯해 감독, 코치까지 총 10명이 퇴장 명령을 받았는데 총 8차례가 S존 관련이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공격팀의 S존 판정 관련 항의로 퇴장 당한 사례가 7차례였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논란이 불거지자 심판들도 위축됐고, S존의 확대는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유야무야됐다. 2009년 4.80이던 리그 평균자책점(ERA)이 2010년 4.58로 낮아졌고, 2009년 0.275였던 리그 타율은 2010년 0.270으로 소폭 하락하는 변화가 있었지만, 유의미한 수치로 보기는 어려웠다.

2017시즌을 앞두고도 변화를 모색했다. 2016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무려 40명에 달하는 등 ‘타고투저’의 바람이 거세게 불자 심판들도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2017년 2월 설악산 세미나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고,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S존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는 ‘홈플레이트를 통과한 공이 타자의 무릎 윗선부터 겨드랑이까지의 높이에 형성된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 또한 타고투저 개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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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S존 개선안은 5년 전의 그것과 사실상 동일하다. 일찌감치 이를 공표하고, 준비할 시간을 준 것만 그때와 다르다. 스프링캠프 동안 베테랑 심판들이 현장을 돌고, 10개 구단이 대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여전히 투수와 타자의 입장차는 크다. 판정 하나가 승부와 직결되는 정규시즌에는 더욱 날이 설 수 있다.

결국 새로운 S존이 정착하기 위해선 일관성이 필수다. S존은 심판의 고유권한이기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판정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믿음은 깨진다. 규정에 입각한 정확한 S존이 적용돼야 하는 이유다. 과제도 수두룩하다. S존 관련 1호 퇴장자가 나오는 시점 등에 엄청난 관심이 쏠릴 것이다. 이때 심판들이 위축되면 또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 선수들도 S존의 정의를 확실히 인지하고 파열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두가 공부를 해야 믿음도 쌓인다. 2022시즌, KBO리그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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