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타격코치도 없었는데…’ 위기 극복 이끈 한화표 코칭 시스템

입력 2022-03-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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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코칭 시스템’의 효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2022년을 분명 ‘위기’로 출발했다. 수장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비자 문제로 입국이 늦어졌고, 이 때문에 거제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대럴 케네디 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맡았다.

사령탑의 공백은 스프링캠프에 매우 큰 악재다. 한 시즌 농사를 준비하면서 훈련의 방향을 정하고, 이를 진두지휘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한화는 다른 여러 변수를 안은 채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지난해 야수들에게 큰 영감을 준 조니 워싱턴 1군 타격코치가 팀을 떠나면서 김남형, 박윤 신임 타격코치들이 선수들을 지도했다. 수석코치로는 웨스 클레멘츠 코치가 새로 부임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코칭스태프에게 리빌딩의 중책을 맡기며 새롭게 출발했던 한화가 1년 만에 변화된 코칭스태프와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여러모로 모험일 수 있다. 하지만 한화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1년간 심혈을 기울인 코칭 시스템이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코칭에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먼저 집중했다.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능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춰 선수들이 어떤 코치가 와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지난해 화제가 된 워싱턴 전 코치의 ‘가운데 이론’은 팀의 데이터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한화는 상대 투수들의 직구 주요 공략 코스, 타자 시점에서 가운데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궤적 등을 데이터로 상세히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코치의 지도+구단 데이터’의 성공 사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 선수들의 반복 훈련을 돕고 있다.

워싱턴 전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한 김남형 코치 역시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 중이다. 김 코치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을 지도하며 “그동안 해온 것들을 그대로 다시 실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갖춰진 시스템의 위력을 온전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강팀을 목표로 한다. 이는 결코 선수든, 코치든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코칭 시스템. 지금 한화에는 가장 필요한 또 하나의 도약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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