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김무열 “소년범죄 ‘분개’만 했던 내 자신 부끄러웠다” [인터뷰]

입력 2022-03-1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김무열이 주연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 김무열

“소년범죄의 뿌리엔 가정문제와
그 가정 살피지 못한 사회 있어”
배우 김무열(40)은 요즘 하루하루가 벅차고 행복하다. 주연작 ‘소년심판’에 쏟아지고 있는 뜨거운 관심과 사랑 덕분이다. 지난달 말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은 국내 호평을 이끌어낸 것은 물론 비영어권 작품 글로벌 주간 시청 순위 3위에(플릭스패트로)까지 오르는 등 성과를 거뒀다.

김무열은 특히 작품이 던지는 소년범죄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질문을 함께 고민하는 시청자에 크게 감동하고 있다. “함부로 이야기하기도 조심스러웠던 커다란 사회적 숙제”를 기꺼이 나눌 수 있게 한 ‘소년심판’은 그에게 “커다란 보람이자 기쁨”으로 남게 됐다.


●“소년범죄, 쉬운 문제 아니지만…”

드라마는 소년범죄를 바라보는 네 판사의 각기 다른 시각을 그린다. 김무열이 연기하는 판사 차태주는 아무리 큰 범죄를 저지른 소년이라도 갱생하고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소년범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태도라 생각해요. 연기할 때 감정 이입도 어렵지 않았어요. 가정폭력으로 의도치 않은 범죄에 휘말렸다는 과거사 때문에 차태주의 신념이 더 잘 이해됐죠.”

‘소년심판’을 만나기 전에는 언론을 통해 다뤄지는 촉법소년(형사처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저지른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 하지만 형사책임능력이 없어 실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에 대해 “분개하기만” 했다. “소년범죄에 관심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극단적이고 치우친” 것이었다. 그 뿌리에 “가정문제와 그 가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사회”가 있다는 걸 깨닫고 부끄러워졌다.

“사실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을 통해 가정에서 내몰린 소년들의 취약한 현실과 소년범을 다루는 시스템이 얼마나 과부하 됐는지 알게 됐어요. 물론 범죄에 대해서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지만,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후배를 춤추게 하는 선배 김혜수”

‘소년범죄’는 오락성보다 메시지를 강조한 정통 법정물이어서 걱정도 컸다. “다소 진중하고 느린 전개”도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한국드라마 특유의 꼼꼼한 정서”가 이번에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혹자는 그런 정서를 신파라고 표현하지만, 감정을 움직이는 특유의 스타일이 한국 콘텐츠의 장점이라 생각해요. 우리 드라마도 균형 잡힌 시각과 메시지를 강조하지만 깊은 감정도 놓치지 않았죠.”

‘소년심판’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이성민·이정은 등 선배들의 훌륭한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시간”이었다. 특히 자신보다는 후배들을 먼저 챙기는 김혜수에게 늘 감동했다.

“김혜수 선배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밤을 새워야 해요. 무엇보다 겸손함이 몸에 밴 분이죠. 그 정도의 연기력과 경력을 가졌지만, 늘 후배들에게 ‘너의 어떤 부분을 배우고 싶다’ ‘네 연기는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라고 말하세요. 현장에서 후배들을 춤추게 하시죠. 선배님과 함께 연기한 배우들이 늘 꼭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를 알았어요. 저도 줄 서겠습니다. 하하!”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