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타석에 선 구원왕의 2루타, 이제 ‘타자 하재훈’의 시간

입력 2022-03-14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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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하재훈. 사진제공 | SSG 랜더스

타자에서 투수로, 다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하재훈(32·SSG 랜더스)의 시간이 시작됐다.

하재훈은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시범경기에서 3-6으로 뒤지고 있던 6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주환의 대타로 나섰다. NC 4번째 투수 이용준을 상대로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이후 볼 2개를 고른 뒤 앞서 공략하지 못한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타를 뽑았다. KBO리그에서 뛴지 4년, 돌고 돌아 다시 타석에 선 하재훈의 공식경기 첫 안타였다. 연습경기까지 통틀어도 KBO리그에선 첫 안타였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 유니폼을 입은 하재훈은 KBO리그 데뷔 첫해부터 타이틀 홀더(세이브 1위)로 거듭났다. 그런데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서 누린 영광이었다. 과거 미국과 일본에서 타자로 활약했던 하재훈은 일본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 삭스 시절 투수로 종종 나섰지만, 투수로 본격 전향한 첫해인 2019년 61경기에서 5승3패3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ERA) 1.98로 힘찬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듬해 악화되기 시작한 어깨 통증이 구원왕의 발목을 붙잡았다. 2020년 1군에서 15경기 등판에 그친 뒤 지난해에도 18경기에만 나서며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계속해서 통증에 시달린 하재훈은 투수 커리어를 이어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11월 타자로 재전향을 결심했다.

다시 걷는 타자의 길,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하재훈은 지난달 초까지 제주도에서 한 달여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타자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팀 전술훈련과 개인 기술훈련 등을 소화한 하재훈은 타자로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고 평가받았다. 하재훈은 “MVP가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전향 첫해인 만큼 자리 잡기 위해 내 할일을 했을 뿐인데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로 예열에 들어간 하재훈은 새 시즌 1군 타석에 설 날을 기다린다. 14일 NC전에선 자신의 첫 안타로 7-6 역전승에 기여하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으면 좋겠다. 비록 정타는 아니었지만 결과가 좋게 나오면 좋은 타격감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타자로서 준비할 점이 많지만, 계속해서 좋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범경기 동안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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