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 발동했나? 롯데 유격수 오디션 ‘바라던 대로’

입력 2022-03-16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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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학주, 박승욱, 배성근, 김민수(왼쪽부터). 사진 |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경쟁을 강화하려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월 이학주(32) 영입 당시 그를 주전 유격수로 못 박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포지션 경쟁을 강화하려는 뜻이 강했다. 지난 시즌 후 딕슨 마차도를 떠나보낸 배경 중 하나로 육성을 강조했던 만큼 경쟁 시너지를 낼 요소가 필요했다. 당초 김민수(24), 배성근(27)이 경쟁하던 가운데 KT 위즈에서 방출된 박승욱(30)을 영입한 뒤 이학주까지 품으면서 경쟁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이학주 영입 직후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 일각에선 삼성 라이온즈 시절 생긴 훈련태도의 문제를 꼬집었고, 지난해 66경기에서 타율 0.206, OPS(출루율+장타율) 0.611로 저조했던 성적을 근거로 기존 유격수 후보인 김민수, 배성근보다 뛰어난지 의아해하기도 했다. 이에 성민규 단장은 “누구에게나 두 번째 기회는 있어야 한다”며 “남은 것은 본인이 열심히 해 보여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긍정 요소가 더 많다. 래리 서튼 감독은 “유격수 후보들이 자유로운 경쟁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호응했다. 박승욱은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의 경쟁”이라며 “함께 훈련하며 서로 보고 느끼는 점이 많다. 궁금한 것도 묻곤 한다.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결과도 나타났다. 12일 시범경기 사직 SSG 랜더스전에선 박승욱, 김민수, 배성근이 두각을 나타냈다.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승욱은 안정적 수비도 선보였다. 교체 출전한 김민수, 배성근도 1타점씩 기여했다. 1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출장한 배성근은 9번 타순에서 2타점을 올리더니 이튿날에는 끝내기안타로 4시간여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른손 새끼손가락 미세골절로 정규시즌 개막 후 복귀하는 이학주에게도 분명한 자극제다.

롯데가 바란 이상적 그림이 연일 드러난 가운데 4명의 활용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모든 후보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상대 투수에 따른 플래툰 기용도 고려할 수 있다. 서튼 감독은 “유격수 자리에선 건강한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만큼 우리 팀이 더 강해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롯데가 바라던 대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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