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연봉 81억원’의 무게감과 책임감, 김광현은 완벽하게 꿰뚫고 있다

입력 2022-03-16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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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이 16일 인천 연수구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김원형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김광현(34)은 2년간의 메이저리그(ML) 생활을 정리하고, KBO리그 최고 대우를 받으며 친정팀 SSG 랜더스로 돌아왔다. 4년 총액 151억 원(연봉 총액 131억+옵션 20억)의 조건이다. 팀의 상징이자, 리그 최고의 에이스를 잡기 위해 SSG 구단은 그야말로 아낌없이 투자했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첫해 연봉이다. 무려 81억 원,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의 액수다. 종전 KBO리그 최고 연봉자 추신수(27억 원)보다 무려 3배를 더 받는다. KBO리그가 2023년부터 구단별 연봉 총액에 상한을 두는 샐러리캡 제도를 적용함에 따라 입단 첫해에 연봉을 몰아준 셈이다. 김광현으로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받을 연봉 총액(50억 원)의 1.6배 수준을 1년 만에 거머쥐게 됐다.

SSG 류선규 단장은 16일 인천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에서 열린 김광현의 입단식에서 “김광현은 프리에이전트(FA)가 아닌 선수의 다년계약 사례로 계약금이 없다”며 “SSG는 김광현에게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계약기간 내 구단의 자금 상황을 감안해서 첫해 연봉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SSG 김광현이 16일 인천 연수구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추신수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BO리그에서 81억 원은 천문학적 액수다. 선수로선 부담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김광현은 오히려 의연했다. 압도적인 최고 연봉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었다. 그는 “정말 감사드린다”며 “최고 대우도 최고 대우지만,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강조했기에 빠른 결정이 가능했다. 그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계약기간 4년이 지난 뒤에도 SSG에서 ‘김광현이 이만큼의 역할을 했던 선수’라는 사실을 기억하게끔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의 연봉을 책정할 때는 과거의 보상과 미래의 기대치 외의 요소도 고려된다. 김광현은 ML에서 커리어를 남긴 한국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이다. 그 경험이 팀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광현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SSG 김광현이 16일 인천 연수구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최정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인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내 연봉에는 개인성적뿐 아니라 후배 선수들에 대한 몫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뭔가를 알려주고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어렸을 때도 선배들과 감독, 코치님께 배운 것들을 늘 머릿속에 새겼다. 요새는 말이 너무 많으면 힘들어하니 포인트를 잘 정리해서 족집게 과외를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뭔가를 알려주고 후배들이 다음 경기에서 잘하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KBO리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그리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결심이 서고 난 뒤 가장 먼저 생각한 게 팬서비스다. 어떻게 해야 팬들을 다시 야구장에 오게끔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허구연) 새 총재님과도 좋은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일단 야구가 재미있어야 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야구선수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바라는 바까지 정확하게 파악한 그는 과연 에이스다웠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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