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중국 OTT 점령…한한령 풀리나

입력 2022-03-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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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비리비리’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인현왕후의 남자’, ‘또 오해영’(왼쪽부터)이 플랫폼 내 TV 드라마 부문 인기 차트 1∼3위에 나란히 올랐다. 사진출처|비리비리 홈페이지 캡처

한국 콘텐츠 경쟁력에 무릎 꿇은 중국

‘밥 잘 사주는’ ‘슬빵’ ‘또 오해영’ 등
현지 OTT 플랫폼서 정식 스트리밍
“중국 언론들, 한한령 변화에 주목”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한국드라마가 최근 중국에 새롭게 안착하고 있다. 현지 방송 규제 당국인 광전총국의 심의를 잇달아 통과하고, 현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서도 정식 스트리밍되고 있다. 2015년 이후 한국드라마에 활발히 투자했던 OTT들은 최근 한국드라마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중국이 ‘한한령’(한국 콘텐츠 유통 제한) 규제를 본격화한 지 5년여 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방송가 안팎에서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밥누나’에 이어 ‘슬빵’도 대박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1월 중국 후난위성TV의 IPTV 채널인 망고TV와 지방 방송사 후난오락에서 방영되며 물꼬를 텄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3일부터 중국 3대 OTT 중 하나인 아이치이에서 공개 중이다. 이어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tvN ‘또 오해영’은 3일, tvN ‘인현왕후의 남자’는 6일 각각 OTT 플랫폼 비리비리(Bilibili)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국내 방영 당시 온라인 불법유통을 통해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새삼 인기를 높이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인현왕후의 남자’는 각각 500만·200만 뷰를 넘기며 각 플랫폼 인기 차트 1·2위에 나란히 올랐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도 공개 직후 인기 급상승 순위 1위에 랭크됐다.

드라마 정식 방영에 힘입은 화제몰이와 현지 젊은 세대 사이에 형성된 ‘N차 정주행’ 시청행태가 맞물린 성과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박경진 중국 베이징 통신원은 “많은 이용자가 ‘무한 정주행하겠다’는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인기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연출자 신원호 PD의 팬덤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OTT “한국 콘텐츠를 확보하라!”


최근 중국 OTT들의 한국드라마 투자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tvN ‘간 떨어지는 동거’ ‘지리산’ 등에 제작비를 투자한 아이치이는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크레이지 러브’에 참여해 오리지널 시리즈를 확보했다. 이어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어권 OTT 뷰(Viu)도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MBC ‘지금부터, 쇼타임!’ 등에 투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동남아 OTT들의 한국 투자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들 OTT가 한국 콘텐츠를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화를 포착한 국내 일부 제작사들은 최근 광전총국에 또 다른 드라마 심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진 통신원은 “많은 중국 언론매체들이 한한령 변화 기조에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광전총국의 해외드라마 방영 관리 규정이 완화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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