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 싶다” 막강한 신인왕 재수생들

입력 2022-03-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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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신인들을 위협할 막강한 중고 신인들이 다시 온다.

2021시즌 신인왕은 순수 고졸 신인이었던 KIA 타이거즈 이의리와 2년차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의 싸움이었다. 최종 승자는 이의리였지만, 최준용도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선전하며 신인왕 경쟁을 끝까지 흥미롭게 만들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롯데의 1차지명을 받았던 최준용은 2년차에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2020시즌 성적은 31경기(29.2이닝)에서 2패8홀드, 평균자책점(ERA) 4.85. 누적 30이닝을 채우지 못해 2년차였던 2021시즌에도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었다.

신인왕의 자격 요건은 투수는 최근 5년 이내 누적 기록 30이닝을 넘지 않은 자, 타자는 60타석을 넘지 않은 자다. 데뷔 시즌에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신인이라면 2년차에도 다시 한번 신인왕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최준용과 같은 막강한 재수생이 2022시즌에도 나올 전망이다. 1차지명으로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자원들이 2022년 순수 신인들과 함께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정민규(19)는 2021년 1차지명자로 계약금 1억5000만 원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러나 첫 해 남긴 성적은 6경기(17타석)에서 타율 0.125, 1득점에 불과했다. 즉시전력으로 활용되기보다는 촉망받는 유망주로 퓨처스(2군)에 주로 머물렀다.

그런 그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선발 1루수로 모습을 드러내며 시험대에 올랐다. 수베로 감독은 21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굉장히 좋은 타자다. 힘이 좋고, 잠재력도 뛰어나다. 어린 선수인데, 타격 재능이 확실해서 대성할 선수로 보고 있다”며 정민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민규는 “데뷔 시즌엔 내가 부족해서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올해는 공격과 수비 모두 과감하게 하려고 한다”며 2년차 시즌을 앞두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인왕 재도전에 대해선 “해보고는 싶다. 하지만 감독님과 얘기했듯이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먼저다. 거기서 기회를 받고 시즌을 치르다 보면 신인왕까지도 넘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강력한 재수생은 단연 키움 히어로즈 ‘9억 팔’ 장재영(20)이다. 지난 시즌 키움의 1차지명 우완투수로, 계약금 9억 원을 받으면서 신인 최대어로 불렸다. 하지만 데뷔 시즌은 좋지 못했다. 시속 155㎞를 넘나드는 빠른 볼로 많은 관심을 샀으나, 제구력의 약점을 드러내며 19경기(17.2이닝)에서 1패, ERA 9.17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제구력 보완에 나선 그는 올해 재도약으로 데뷔 시즌의 굴욕을 씻으려 하고 있다. 스스로도 “기 죽지 않고 내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려 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팀 상황에 따라 2년차에 즉시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두 중고 신인. 순수 신인들을 위협하고 재수생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올해 신인왕 경쟁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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