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타이틀 없지만, 그래도 ‘절대 강자’ 현대건설은 빛났다 [V리그]

입력 2022-03-22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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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V리그 여자부가 포스트시즌 없이 조기 종료되자 시선이 쏠린 곳은 현대건설이었다. 떼 논 당상처럼 보였던 통합우승의 꿈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더 안타까운 건 악몽이 되풀이됐다는 점이다. 2년 전에도 코로나19 탓에 리그가 조기 종료됐는데, 현대건설은 당시에도 1위였다. 그 때와 차이점은 종료 시점 2위와 승점 차다. 2019~2020시즌엔 2위 GS칼텍스와 승점차가 겨우 1이었고, 이번엔 2위 한국도로공사와 12점차다. 그만큼 이번 시즌은 역대급으로 강했지만 통산 3번째이자 2015~2016시즌 이후 6년 만에 노렸던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그래도 기록은 남는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31경기 중 28승(3패)을 수확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이 인정하는 기록은 1¤5라운드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까지 승점 80(27승3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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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V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에 10연승을 두 차례 달성했고, 최소 경기 20승(21경기) 기록도 세웠다. 27경기 만에 26승(1패), 승점 76을 쌓아 2012~2013시즌 우승팀 IBK기업은행(25승5패·승점 73점)이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승·최다 승점 기록도 넘어섰다. 또한 지난달 22일 IBK기업은행을 꺾고 역대 최다인 15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이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두 시즌에 걸쳐서, GS칼텍스가 2009~2010시즌에 각각 달성한 종전 14연승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다. 멤버 구성이 달라진 건 강성형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외국인 선수 야스민(미국)을 영입한 정도다. 8월 코보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선수들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현대건설 야스민. 스포츠동아DB


리그에서도 가뿐하게 출발했다. 1라운드 6전 전승으로 선두에 올랐다. 6경기에서 단 5세트만 내줄 정도로 공수 밸런스가 완벽했다. 2라운드도 무패로 선두를 질주했고,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더 강해졌다. 한국도로공사에 2번 패하고, KGC인삼공사에 1번 졌지만 맞설만한 적수가 없었다.

야스민은 해결사였다. 동료들이 “마음먹고 때리면 아무도 못 막는다”고 평가할 정도로 파괴력은 최강이었다. 측면 공격수 정지윤, 황민경, 고예림 등도 힘을 보탰다. 센터 양효진과 이다현은 ‘V리그 최고의 트윈 타워’를 구축했다. 세터 김다인의 토스는 물이 올랐다. 리베로 김연견의 수비는 안정감을 더해줬다. 백업요원들도 제몫을 해냈다. 현대건설은 그렇게 ‘원 팀’이 되어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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