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수상자 위해 수화 호명…역시 ‘윤여정’

입력 2022-03-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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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윤여정이 1년 만인 28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 무대를 다시 밟았다. 이날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그의 왼쪽 어깨에는 유엔난민기구의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를 상징하는 파란 리본이 달려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 오른 배우 윤여정

“발음 실수 미리 사과” 재치 농담
배우 코처 수상자 확인하고 배려
트로피 들어주며 수화 소감 도와
가슴엔 ‘난민과 함께’ 파란 리본
배우 윤여정이 품격의 자태로 아카데미상을 또 한 번 빛냈다. ‘새비지 그랜마(Savage Granma, 거침없는 할머니)다운 모습으로 시상식 무대에서 유머 감각을 발휘했다. 청각장애인 배우의 수어 소감을 위해 그에게 건넨 트로피를 대신 들어주는 배려로도 바라보는 이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또 다른 한국배우들도 무대 위에서 호명됐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도 빠질 수 없어서 영상을 통해 세계 가장 대중적인 시상식 개최를 축하했다.


●수어로 호명…농담까지 능숙하게

지난해 미국영화 ‘미나리’로 한국배우 첫 아카데미 연기상을 거머쥔 윤여정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세련되고 우아한 블랙드레스 차림의 그는 유엔난민기구가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를 의미하는 파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윤여정은 무대에서 “내가 할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할리우드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 내 어머니께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뿌린 대로 거둔다.’ 어머니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작년에 나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한소리 했는데, 미안하다. 이번에 후보자들의 이름을 발음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 내가 하게 될 발음 실수에 대해 미리 사과드린다”며 재치 있는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직후 수상자에 대한 살뜰한 배려로 눈길을 끌었다. 윤여정은 청각장애인으로 ‘코다’의 조연인 트로이 코처가 수상자임을 확인하고는 수어로 그를 가리켰다. 코처가 무대에 오르자 윤여정은 그가 양손으로 자유롭게 수어로 소감을 전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건네 들었고, 따뜻한 눈빛으로 그를 지켜보며 최고의 시상자로서 박수를 받았다.

윤여정은 이날 이서진과 동행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나영석 PD의 새 예능프로그램 ‘뜻밖의 여정’을 촬영 중이다. 5월 방송 예정인 프로그램에서 이날 풍경이 공개될 예정이다.


●글로벌 스타 BTS “윌 스미스 팬”

이날 시상식에서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페이보릿 필름 뮤지컬 위드 BTS’라는 영상을 통해 깜짝 등장해 또 다른 눈길을 끌었다. 애니메이션 ‘코코’의 한 장면을 담은 영상에 이어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디즈니·픽사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리더 RM이 “이건(코코) 명작이다. 세 번이나 봤다. 너무 많이 울었다”고 말하자 뷔는 “픽사는 정말 말이 안 된다”며 감탄했다. “디즈니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알라딘’을 너무 좋아한다”는 제이홉의 말에 진은 “디즈니 영화가 감성을 자극한다”고 공감했다. RM은 ‘알라딘’ 실사 영화에서 지니 역을 맡았던 윌 스미스를 향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의 신예 박유림·진대연·안휘태도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들이 출연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일본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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