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은퇴식에는 대호가 와주면 좋겠다” 82년생 황금세대 이대호-추신수-오승환의 특별한 시즌

입력 2022-03-31 17:1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이대호, SSG 추신수, 삼성 오승환(왼쪽부터). 사진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왠지 모르게 울컥하네요.”

1982년생 황금세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어느 덧 40대에 접어든 이들에겐 특별한 시즌이다. 야구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가운데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2017년 이승엽(46·전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역대 2번째 은퇴투어 주인공이다. ‘조선의 4번 타자’로도 불린 그는 일본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활약했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는 각 구단의 롯데전 일정에 따라 진행한다. 9개 구단과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이대호를 위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대호에 이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을 맡은 양의지(NC 다이노스)는 “후배들에게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허구연 KBO 신임 총재는 “금년에는 이대호 선수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 한다”며 “한국야구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신수는 “친구 (이)대호가 은퇴투어를 하게 됐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대단하다. 박수를 보낸다. 친구지만 존경한다. 앞으로 대호 같은 선수가 또 나올 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야구를 전 세계에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지금도 대호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친구 대호에게 ‘정말 고생했고, 수고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며 “이제 대호가 은퇴하면 (추)신수나 내 은퇴식에는 대호가 없다. 내 은퇴식에 꼭 와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들이 한국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부터다. 당시 우승을 이끈 뒤 국내외 큰 무대를 함께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셋은 메이저리그에서 동시에 뛰며 한국야구 팬들에게 기쁨을 안기기도 했다.

이대호와 부산 수영초 동창인 추신수는 “대호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부산에서 라이벌로 성장했다. 친구들이 없었다면 미국은 생각도 못 했다. 경쟁자가 있어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선수로서 마지막 스프링캠프도, 마지막 시범경기도 끝났다. 29일에는 삼성과 시범경기 때 나도 모르게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있더라. 왠지 울컥하게 된다”고 돌아봤다.

이대호는 자신과 더불어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보여주는 친구들을 응원한다. 그는 “친구들은 실력이 좋지 않으냐”며 “올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잘해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