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WC 새 역사 꿈꾸는 벤투호, 우루과이전에 운명을 걸어라

입력 2022-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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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2일(한국시간) 도하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어느 하나 만만하지 않지만, 우리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 세계 최고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무적함대’ 스페인, ‘전차군단’ 독일 등 유력한 우승 후보들과 묶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나마 16강 진출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조별리그 이후 펼쳐질 토너먼트에 초점을 맞추는 유럽·남미의 강호들과 달리 한국은 모든 경기에서 전력을 쏟아야 하는데, 특히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한국의 첫 상대는 남미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우루과이다. 11월 24일 오후 10시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역대 월드컵에서도 1차전의 중요성은 잘 드러난다. 한국이 16강 이상의 성과를 낸 2002한·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에선 항상 첫 경기를 잡았다. 20년 전에는 유럽의 다크호스 폴란드를 황선홍~유상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잡았고, 남아공대회에선 박지성의 축포 속에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했다.

한국의 원정 월드컵 첫 승도 1차전에서 나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이 이끈 2006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토고를 2-1로 제압하며 16강행의 꿈을 부풀렸다. 결과적으로는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지만, 대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더욱이 ‘벤투호’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는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할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다. 28일 오후 10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가나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루과이에 승점을 빼앗기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역대 한국대표팀을 이끈 사령탑들도 첫 판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남아공대회에서 역사를 쓴 허정무 감독(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당시 언론의 ‘1차전을 꼭 이기자’는 표현이 참 싫었는데, 맞는 얘기다. 그 때 그리스를 잡지 못했다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우루과이는 해볼 만한 상대다. 한 시절을 풍미한 루이스 수아레스(35·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에딘손 카바니(3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포진한 공격진의 파괴력이 상당하고 디에고 고딘(36·아틀레티코 미네이루)이 버틴 수비진도 안정적이지만, 노장들이 너무 많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끊임없이 압박하고 많이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하는 상대에 약하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이 그동안 꾸준히 강조하며 완성도를 높여온 부분이라 선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욱이 한국은 벤투 감독 부임 초기인 2018년 10월 친선경기에서 황의조(보르도)~정우영(알사드)의 연속골로 우루과이를 2-1로 누른 바 있다. 큰 도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에게 훌륭한 예방접종이자 자신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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