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투자? 시즌 초반 FA 영입 효과에 웃는 KT-LG

입력 2022-04-05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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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왼쪽), LG 박해민. 스포츠동아DB

2022시즌 KBO리그 개막 2연전에서 상당수 팀들이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핵심선수들을 가동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는 물론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는 LG 트윈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KT는 클린업트리오의 일원이자 간판타자인 강백호(23)의 부상 이탈이 아쉽다. 발가락 골절로 수술을 받아 부상 회복에만 8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의 경우 리드오프 홍창기(29)가 허리 통증으로 인해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의학적으로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8일 NC 다이노스와 홈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와 LG는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선수들로 같은 포지션에서 이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 눈길을 끌었다. KT 박병호(36), LG 박해민(32)이다.


시범경기 때는 박병호가 4번타자, 강백호가 3번타자를 각각 맡았다. 1루수 미트는 번갈아 끼었다. 수비에서 빠지는 선수가 지명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강백호가 이탈하자 박병호는 1루수 겸 3번타자로 자리를 옮겼다. 박병호는 2일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뒤 3일에는 마수걸이 홈런포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루 수비에서도 빈틈이 없었다. 함께 수비하는 투수와 야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줬다.


박해민도 홍창기가 빠져나간 리드오프와 중견수 자리에서 ‘클래스’를 입증했다. 2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안타 1개를 곁들여 3차례나 출루하며 공격 선봉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1타점, 1득점에 도루까지 덧붙였다. 3일에는 시즌 첫 3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특히 3일 KIA전에선 3-2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9회말 1사 1루서 중전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건져내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KT와 LG가 지난겨울 FA 시장에서 각기 박병호와 박해민을 영입하자, 포지션 정리 등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동일 포지션에 KT는 대표타자 강백호, LG는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른 홍창기가 버티고 있어서였다. 공교롭게도 강백호와 홍창기는 나란히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박병호와 박해민은 두 후배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성공적인 개막 2연전을 치렀다. FA 시장에서 박병호에게 총액 30억 원, 박해민에게 총액 60억 원을 과감히 베팅한 KT와 LG 프런트의 선택이 끝까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흥미롭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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