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판매 대수는 줄고 가격은 올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6일 발표한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0% 감소한 173만5000대로, 최근 5년 평균 판매량(182만2000대)의 90% 수준에 머물렀다.
세제 감면, 보복 소비 등으로 신차 구매수요가 앞당겨진 2020년의 역 기저 효과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 등이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차 가격은 1.8% 뛰었다. 2021년 내수판매액은 76조6000억으로 전년대비 오히려 1.8% 증가했으며, 평균 신차 판매가격은 4420만 원으로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넘었다.
이는 수입차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등 고가 차량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면서 금액 기준 시장규모가 2018년·2021년까지 3년간 연평균 6.7%씩 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2.3% 증가하면서 2년 연속 30만대를 넘었고,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고가차량 판매 호조 속에 초고가 차량 판매도 최대를 기록하면서 금액기준 시장점유율은 32%를 기록,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벤틀리, 페라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대수는 2020년 1234대에서 25.0%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542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85%는 법인·사업자가 구매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최근 슈퍼카 등 고가 수입차량 판매 급성장세는 수요 고급화, 개성화 추세에도 기인하지만, 법인과 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업무용으로 차량을 구매한 후 실제로는 가족 등의 자가용으로 편법 이용함으로써 세금 혜택이 고가 수입차 구매자들에게 돌아가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선 업무용 승용차 손금 인정 시 차량 가격 상한선을 두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