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신화’ 홍명보와 아이들, 너무도 짧게 끝난 K리그에서 재회

입력 2022-04-0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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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10년 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신화를 추억하기에는 ‘홍명보와 아이들’의 재회는 너무도 짧았다.

제주 유나이티드-울산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 ‘런던 신화’의 주역들이 만났다. ‘스승’ 홍명보 울산 감독(53)과 구자철(33·제주), 김영권(32), 박주영(37·이상 울산) 등 애제자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2012년 당시 올림픽대표팀 주장이었던 구자철이 K리그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며 만남이 성사됐다. 그가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되면서 올림픽대표팀 뒷문을 책임졌던 김영권과 포지션상 매치업까지 이뤄졌다. 울산 벤치에는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나서 구자철과 함께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 승리에 앞장섰던 박주영도 있었다.

킥오프 전 홍 감독은 구자철과 재회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경기 전 밖에서 잠깐 만났다. 조금 빨리 복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도 “지난 경기(2일 대구FC전)에 잠깐 출전했는데, 선발 출전한다는 것은 몸 상태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의미다. K리그에서 오랜만에 봐서 반갑다”고 말했다.

그러나 ‘런던 동창회’는 20분도 지나지 않아 끝났다. 구자철이 전반 18분 세트피스 공격에 가담한 뒤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다. 더 이상 뛸 수 없음을 직감한 그는 교체를 자청했다. 결국 전반 22분 주민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고, 남은 시간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지난 경기에 3분을 뛰고 너무 빠른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부상을 당해서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짧은 시간이지만 구자철과 맞대결을 펼쳤던 김영권도 그라운드를 오래 지키진 못했다. 전반 44분 제주의 역습을 끊기 위해 주민규에게 무리한 반칙을 범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쳤지만, 주심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2-1 승리로 선두(승점 20)를 굳게 지키고도 홍 감독은 마냥 환하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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