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그로닝 무득점에 ‘답답’…지난해 ‘니콜리치’ 전철 밟나

입력 2022-04-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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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세바스티안 그로닝. 스포츠동아DB

500분이나 지났는데 터지질 않는다. 경기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도 미미하다.

K리그1(1부) 수원 삼성이 공격수 세바스티안 그로닝(25)의 침묵 속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키 190㎝, 몸무게 78㎏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그로닝은 올해 초 수원이 덴마크 1부리그 비보르에서 야심 차게 영입한 공격수다. 높이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데다, 2020~2021시즌 덴마크 2부리그 30경기에 출전해 23골·8도움으로 비보르의 승격을 이끌며 득점왕에 올라 큰 기대를 모았다.

수원으로선 지난해 외국인 공격수 듀오 ‘니콜리치’(니콜라오+제리치)가 7골·1도움을 합작하는 데 그쳤기에 그로닝의 활약이 절실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추락(3승4무12패)에는 니콜리치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고, 과거 산드로, 나드손, 타가트, 샤샤, 조나탄 등 걸출한 외국인 골잡이들과 동행하며 각종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만큼 그로닝도 무게감 있는 외국인 공격수로 자리매김 하길 바랐다.

그러나 그로닝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니콜리치의 ‘오마쥬’다. 8경기 500분 동안 공격 포인트가 전무하다. 유효슈팅도 2개뿐이다. 그로닝이 침묵하면서 팀도 최근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을 포함해 올 시즌 1승4무3패(승점 7)에 그치고 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포스트 플레이와 제공권 장악이 평범해 상대 수비에게 위협을 주지 못하고 있고,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던 연계 능력도 물음표다. 템포와 정확성이 모두 결여된 패스로 턴오버 상황을 자주 만드는 데다, 미드필더들이 상대의 거센 압박으로 고전할 때 내려와서 공을 받는 움직임과 수비가담 또한 미덥지 못하다.

오프사이드(6회·2위)와 경고(3장·2위)만 늘려가고 있다. 5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선 파울 판정이 나오지 않자 심판을 향해 손가락 4개를 치켜드는 제스처를 취하다 경고를 받는 등 자제력도 잃어가고 있다.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 스포츠동아DB


공격수 출신인 박건하 수원 감독은 “그로닝이 아시아 무대가 처음이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골 결정력을 보고 영입한 만큼 결국엔 득점을 해야 자신감이 붙을 전망”이라고 토로했다.

수원 구단 관계자들은 올해 초 그로닝 영입 후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져 덴마크산 정상빈(그라스호퍼)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덴마크에서 보여준 성장세를 K리그에서 증명하지 못한다면 선수 개인의 성장은 물론 구단의 재도약 또한 요원할 수밖에 없다. 1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FC서울과 시즌 첫 ‘슈퍼매치’를 일대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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