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선두권’ 인천 바꾼 조성환 감독, ‘1만 공약’ 위해 다시 달린다

입력 2022-04-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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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조성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는 비슷한 패턴으로 매 시즌을 치러왔다. 잔뜩 기대감이 부푼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한 뒤 끝 모를 부진을 이어가다 어느 순간부터 살아났다. 매 시즌 중반 무렵이면 “올해는 인천이 강등 1순위”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감독 교체~극적 잔류’의 사이클을 반복했다. 그 결과 인천은 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 2부 강등 경험이 없는 유일한 시·도민구단으로 남았다.

그러나 조성환 감독(52)이 2020년 8월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달라졌다. 당시 인천은 15라운드까지 승점 5를 쌓는 데 그쳤다. 하지만 조 감독 부임 이후 13경기에서 승점 22(7승1무5패)를 더해 또 다시 K리그2(2부) 강등을 피했다. 지난 시즌에는 파이널라운드 그룹B(7~12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조기에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2022시즌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긴 인천의 순위는 2위(5승3무1패·승점 18)다. 예년보다 안정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던 지난해 초반 9경기(2승1무6패·승점 7)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다. ‘생존왕’이라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별칭을 뒤로 한 채 당당히 선두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시즌 초반 잠깐 반짝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 쉽게 무너졌을 상황에서도 끈끈한 조직력으로 버텼고, 인천 소속 선수로는 처음으로 5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무고사(7골)의 발끝은 더욱 예리해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 울산 현대와 1-1로 비겼고, 수적 열세에도 대구FC를 2-1로 꺾었다. 9라운드 제주전 역시 1명이 부족한 가운데 귀중한 승점 1을 보탰다.

사진출처 | 인천 유나이티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여유도 생겼다. 전북 현대, 울산, 대구, 전남 드래곤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참가로 인해 K리그1은 5월 초까지 휴식기에 돌입했다. 제주전 후 조 감독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휴식기를 이용해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은 15일부터 20일까지 강원도 고성에서 단기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조 감독이 개막 초부터 강조해온 ‘점유·패스·간격·전환·압박’ 등 5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제 팬들이 달라진 인천의 부름에 응답할 차례다. 조 감독은 제주와 홈경기에 1만 관중 입장 시 사비를 들여 제주행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홈팬들의 뜨거운 열기가 돋보였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5234명이었다. 조 감독은 “공약은 다음 경기로 이월된다”며 “다음달 8일 전북과 홈경기에 많은 팬들이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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