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등판서 결정적 홀드’ 두산 권휘, 육성선수 신화 저도 있습니다

입력 2022-04-13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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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권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막판 계투진이 불안함을 노출했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올해만큼은 이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공을 들였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임창민과 김지용을 영입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 노력은 12일까지 팀 불펜 평균자책점(ERA) 2위(2.38)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깜짝 스타’가 나타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3년차 우완투수 권휘(22)의 출발이 반가운 이유다.

권휘는 덕수고를 졸업한 뒤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질롱코리아(호주)에서 한 시즌을 뛰었고, 2019년 8월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8월 정식선수로 전환한 뒤에는 1군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24경기에선 승패 없이 1홀드, ERA 2.66의 성적을 거뒀다. 삼진(15개)/볼넷(14개) 비율은 다소 아쉬웠지만, 배짱 넘치는 투구로 눈도장을 받았다. 희망을 품고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시범경기 4게임에선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ERA가 14.73(3.2이닝 6실점)에 달했다. 출발점도 퓨처스(2군)리그였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2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덕분에 10일 1군 무대를 다시 밟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이었던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이닝 1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홀드를 따냈다. 3-1, 2점차로 불안하게 앞선 8회 등판해 얻은 결과라 더욱 값졌다. 두산으로선 필승카드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고, 권휘는 결정적 승부처에서 리드를 지키며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5㎞까지 나왔고, 포크볼과 슬라이더도 한결 날카로워져 기대가 모아진다.

첫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한 아픔은 이미 지운지 오래다. 점점 높아지는 난이도를 하나씩 극복하며 필승계투조까지 넘보는 위치에 섰다. 그 자체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또 하나의 육성선수 신화에 도전하는 권휘의 올 시즌 행보가 기대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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