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UP’ 17승 선발투수 이영하, 마침내 부활하나

입력 2022-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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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이영하(25)는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팀의 우승을 이끈 직후 가장 크게 주목 받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절체절명의 위기도 씩씩하게 이겨내는 그의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장밋빛 미래를 전망했다. 시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의 구위와 낙폭, 완성도까지 모두 뛰어났기에 앞날이 더욱 기대됐다.

그러나 그에게 지난 2년은 시련기였다. 선발투수로 정착하지 못했다. 2020년 42경기에서 5승1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64, 2021년 35경기에서 5승6패1세이브2홀드, ERA 6.29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8월까지 선발로 나선 11경기에서 ERA 11.17로 처참한 성적만을 남겼다. 구위는 그대로였지만, 2019년과 달리 슬라이더의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은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마무리, 2021년 필승계투조로 보직을 바꾼 뒤 위력을 되찾아 아쉬움을 덜었지만, 이영하가 있어야 할 자리는 선발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는 “내가 선발투수로 잘했다면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아도 됐을 텐데”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올해도 시범경기 3게임에서 1패, ERA 5.91로 부진했다. 그래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칼을 갈았다.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모양새다. 18일까지 3경기에서 1승, ERA 3.18(17이닝 6자책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선발진의 한 축을 지키고 있다. 14개의 삼진을 잡았고, 피안타율도 0.254로 나쁘지 않다. 지난 2년간과 비교하면 확실히 출발이 좋다.

변화의 비결 중 하나는 포크볼의 증가다. 이영하가 본격적으로 알을 깨고 나온 2018년 그의 포크볼 구사율은 17.3%였다. 2019년에는 13.1%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였다. 그러나 2020년 6.7%, 지난해 5.9%로 구사율이 크게 떨어졌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이 90%에 달해 수싸움에서 다소 불리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포크볼 구사율을 12.7%까지 늘렸고, 커브(4.9%)도 적시에 던지며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빼앗고 있다. 상대 타자로선 2스트라이크 이후 노림수가 복잡해지니 그만큼 공략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컨트롤의 향상과 더불어 가장 달라진 점으로 꼽힌다.

17일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서 미란다~로버트 스탁~최원준~이영하~곽빈의 두산 선발진은 비로소 완전체를 이루게 됐다. 이영하의 활약이 얼마나 큰 힘이 될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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