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즌 연속 블로킹 1위 신영석 “마흔 살까지는 뛰어야죠” [인터뷰]

입력 2022-04-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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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신영석. 스포츠동아DB

신영석(36·한국전력)은 18일 열린 2021~2022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옷’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베스트7 센터 부문에 선정된 그는 소속팀을 상징하는 붉은 색 정장을 입고 시상대에 올랐다. 수상 소감은 깊은 울림을 줬다. 그는 “매 시즌을 시작하기 전 시상식에서 입을 옷을 준비한다. 그 이유는 많은 선수들 속에서 잊히지 않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이 자리에 서지 못할까 봐 불안하고 걱정했지만 다행히 영광스러운 자리에 섰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신영석이 어떤 선수인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2009~2010시즌 V리그에 데뷔해 군 복무를 제외하고 12시즌을 뛴 베테랑은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매번 의상을 구입하는 것 또한 초심이다. 그는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옷을 사는 것은 저에겐 일종의 동기부여다. 멋진 옷을 입고 꼭 시상식에 가야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10년도 넘었다”면서 “사람들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라며 말했다.

옷 덕분인지는 몰라도 2009~2010시즌 신인상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등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 시즌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번 시즌엔 5시즌 연속이자 통산 6번째 베스트7을 수상했다. 그는 “일이 잘 풀리니깐 의상 구입을 멈출 수 없다”면서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나만의 차별화된 의상을 입으려고 노력한다”며 웃었다.

2020~2021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에서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된 신영석은 홈 팬들을 위한 목표를 세웠다. 바로 ‘봄 배구’다. 그는 “‘진달래꽃 필 때도 배구하자’는 플래카드를 본 적이 있는데, 팬들의 염원을 들어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단지 승점 1이 모자라 탈락했다. 다행히 이번 시즌에 5시즌 만에 봄 배구를 경험했다. 게다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도 맛봤다. 신영석을 포함한 베테랑들의 공이 컸다. 그는 “팬들과 약속을 지켜 다행”이라며 흐뭇해했다.

스포츠동아DB


신영석의 최고 무기는 블로킹이다. 2017~2018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5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올랐다. 비결을 묻자 크게 2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해외 영상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공부한다. 혼자 고민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풀릴 때가 많았다. 두 번째는 상대 분석이다. 가능한 한 선수 정보를 많이 얻는다. 특히 스텝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다. 신영석은 “사람마다 스텝의 특성이 있다. 또 각자 고유의 습관이 있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그걸 공부하고 경기를 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노하우를 공개했다.

몇 년을 더 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마흔까지는 뛰어야지 않겠냐”며 힘주어 말했다. 그 이후 체력이 된다면 더 뛰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롱런의 비결로 ‘간절함’을 꼽은 그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코트에 더 오래 서고 싶다. 그 간절함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있다”면서 “멋있고, 재미있는 플레이, 그리고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배구 인생의 목표를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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