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행 티켓 따낸 ‘무서운 10대’ 김나영, “포스코 넘어 한국탁구의 희망”

입력 2022-04-21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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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사진제공 I 한국프로탁구리그

‘또래 최강’을 넘어 ‘한국 최고’ 탁구선수로 거듭났다. 키 172㎝의 헌칠한 신체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서운 스매시로 쟁쟁한 선배들을 꺾고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린 ‘무서운 10대’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의 이야기다.

김나영은 20일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끝난 2022 청두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7승1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여자부 1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확보했다. 1차 선발전 우승자인 그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2차 선발전에서 다시 국가대표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10위 이내의 선수는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되는 규정에 따라 전지희(30·포스코에너지)의 발탁이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 이시온(26·삼성생명), 김별님(27), 양하은(28·이상 포스코에너지), 서효원(35·한국마사회) 등 터줏대감들이 대거 출전했다. 이달 초 벌어진 제68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 단·복식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하며 3관왕에 오른 김나영이지만,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그의 1차 선발전 우승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나영은 첫날인 18일 4연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베테랑 서효원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었고, 소속팀 동료 유한나(20)와 양하은, 김별님도 잇달아 3-2, 3-0, 3-2로 제압했다. 19일 이시온에게 1-3으로 패했지만 김하영(24·대한항공)을 3-1로 누르고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어 20일 윤효빈(24)과 유은총(29·이상 미래에셋증권)을 3-2, 3-0으로 따돌리며 생애 첫 성인대표팀 선발을 확정했다.

김나영의 국가대표 발탁은 포스코에너지를 넘어 한국탁구의 희소식이란 평가다. 지난해 여름 2020도쿄올림픽에서 선전한 신유빈(18·대한항공)과 함께 한국탁구를 10년 이상 이끌 차세대 주자로 등장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월 고교 대신 실업을 택한 뒤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준 사실 모두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아버지 김영진 한국수자원공사 감독(48)과 어머니 양미라 씨(51) 역시 탁구인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그의 부모는 김나영이 지난해 대전호수돈중을 졸업하면서 실업팀 입단 의사를 밝히자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나영. 사진제공 I 한국프로탁구리그


이제 김나영의 눈은 국제무대를 향한다. 어린 나이에도 종별선수권과 국가대표 선발전을 모두 휩쓸었고, 올해 출범한 한국프로탁구리그(KTTL)에서도 팀의 코리아리그 여자부 선두 등극을 이끌어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전혜경 포스코에너지 감독은 21일 “지난해 입단 당시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공격력과 감각 모두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았다. 그러나 (김)나영이의 성장 의지가 강했고, 밸런스 훈련에 착실히 임해준 덕분에 볼 컨트롤과 파워 면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제자의 국가대표 선발에 대해선 “탁구는 종목 특성상 함께 훈련하는 파트너들의 역량이 높아야 성장할 수 있다. 소속팀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점도 지금의 나영이를 만들었다”며 “한국탁구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통해 기량의 상향평준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반겼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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