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안타로 ‘최강 에이스’ 격침, 두산 김인태 최고의 날! [잠실 스타]

입력 2022-04-26 2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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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2루 두산 김인태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올해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인태(28)는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을 받고 확실한 1군 자원으로 올라선 지난해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타선에 없어선 안 될 한 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현재 우리 타자들 중 타격감이 제일 좋다”는 두산 김태형 감독의 칭찬은 결코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특히 분위기가 한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하며 오랜 기다림의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2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선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3안타 경기로 타율도 종전 0.319에서 0.338(77타수 26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스트라이크(S)존 확대에 따른 ‘투고타저’의 흐름을 고려하면, 상당한 고타율이다.

NC 선발투수는 드류 루친스키였다. 25일까지 0.33(27이닝 1자책점)의 경이적인 평균자책점(ERA)을 기록하며 리그를 호령하고 있었다. 두산도 1선발 로버트 스탁을 내세웠지만, 무게의 추는 루친스키 쪽에 쏠렸다. 게다가 22일~24일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린 탓에 연패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돌았다.

그러나 김인태는 시작부터 루친스키를 공략하며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1회말 첫 타석에서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며 중전안타를 기록했고, 1-0으로 앞선 2회말 사 2루선 바깥쪽 낮은 공을 감각적으로 밀어 쳐 1타점 좌전적시타로 연결했다. 3회초 곧바로 실점했음을 고려하면, 김인태가 만들어낸 추가점의 의미는 상당했다.

끝이 아니었다. 3-1로 앞선 4회말 1사 2·3루선 상대 전진수비를 뚫고 2타점 중전적시타를 터트렸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3개의 안타 모두 루친스키의 바깥쪽 공에 완벽하게 대응한 결과물이었다. 올 시즌 인플레이 타구 65개 중 중 63.08%인 41개가 좌측과 가운데를 향한 것은 변화한 S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던 에이스를 상대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루친스키는 이날 5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인태의 올 시즌 활약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기다림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팀들이 두산의 쟁쟁한 뎁스로 인해 주전으로 올라서지 못하던 김인태의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그러나 두산은 김인태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렸다. 김인태도 그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꿈틀거리던 잠재력을 폭발한 것이다. ‘최고의 날’은 결코 우연히 찾아온 게 아니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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