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능력있다” 1차지명 김시훈 선발카드 빼든 NC, 무엇을 기대하나

입력 2022-04-27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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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시훈.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가 선발진에 메스를 댔다. 분위기를 바꿔야 할 주인공은 2018시즌 1차지명 신인 김시훈(23)이다. NC로선 그가 2020시즌 필승계투요원에서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 자리를 잡은 송명기(22)의 성공사례를 재현하길 바라고 있다.

김시훈은 마산고를 졸업하고 2018시즌 NC의 1차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1군에서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고, 그 기간에 병역 의무부터 해결하며 미래를 도모했다. 그 결과 올 시즌 1군 9경기(11.1이닝)에 등판해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1홀드를 챙기며 불펜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직구 평균구속이 148.5㎞까지 나오는 데다 낙폭이 큰 슬라이더와 커브도 일품이다.

김시훈이 필승계투조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찰나에 고민이 생겼다. 선발진의 한 축으로 기대했던 신민혁이 4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ERA) 8.20의 부진을 보인 것이다. 첫 등판인 5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이후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동욱 NC 감독은 고민을 거듭하다가 “선발이 무너지면 필승계투조는 쓸 수도 없다”고 판단해 보직 교체를 결정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시훈을 대체 선발자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24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했던 2020시즌 1차지명 신인 김태경도 같은 케이스다. 이 감독은 “(김)시훈이와 (김)태경이가 겨우내 6~7번째 선발로 준비했다”며 “앞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보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리를 잡은 필승계투요원의 보직 변경은 위험부담을 감수한다. 그만큼 불펜이 헐거워지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이에 따른 고민을 하지 않은 게 아니다. 그는 “나도 고민했다”면서도 “선발투수가 앞에서 무너지면 초반에 승부가 끝나버린다. 2군에서 대체 선발 자원이 있다면 쓸 수 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일단 하준영과 심창민 등이 불펜에서 잘 막아줘야 한다. 준비가 되지 않은 카드를 꺼내는 건 문제가 되겠지만, 시훈이와 태경이는 준비 없이 들어가는 카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시훈의 성공 모델은 2020시즌의 송명기다. 당시 이 감독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해 24경기에서 1승1패, ERA 4.05를 기록한 송명기에게 8월 말부터 과감하게 선발 보직을 맡겼다. 이후 송명기는 12차례 선발등판에서 8승3패, ERA 3.54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일조했다. 이를 언급하자 이 감독은 “기도하고 있겠다”며 “김시훈은 충분히 능력이 있는 투수다.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믿고 타자와 싸우는 모습과 구위 등을 보면 선발투수의 역할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를 살려줬다. 김시훈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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