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사령탑’ 이정효 감독, “신나면 이기고, 이겨야 신난다…광주는 즐겁게 승격!” [주말인터뷰]

입력 2022-04-2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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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이정효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2부) 광주FC의 2022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11경기를 마친 ‘하나원큐 K리그2 2022’에서 8승1무2패(승점 25)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022 하나원큐 FA컵’에선 가뿐히 16강에 진입했다.

27일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3라운드 원정경기가 대단했다. 광주는 6-1 대승을 거뒀다. 직전의 리그 경기에서 선두 다툼을 벌인 부천FC를 1-0으로 격파한 데 이은 놀라운 상승세다. 지금의 기세라면 K리그1 승격이 불가능하지 않다.


돌풍의 중심에 이정효 감독(47)이 있다. 성남FC와 제주 유나이티드 등에서 남기일 감독을 도와 K리그1 승격을 함께 일군 특급 참모 출신인 그는 프로팀 사령탑 첫 해부터 지도력을 뽐내고 있다.


이 감독에게는 분명한 철학이 있다. ‘신나는 축구’다. 그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선수·지도자 모두 즐거워야 한다. 그런데 신나려면 이겨야 한다. 또 이겨야 신이 난다”면서 “프로는 결과란 점은 분명하다. 단, 매몰되지 않으려 한다. 과정이 우선이다. 좋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비전은 2년 전 세웠다. 수석코치를 오래 경험하며 스스로를 돌아봤다. “내게 ‘감독 자질이 있나? 준비는 됐나?’를 물었고, 만약 감독이 된 이후의 방향을 설정해봤다. 지난해 여름부터 뭘 할지 하나하나 정리해봤다. 준비됐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마침 광주에서 연락이 왔다.”


지난시즌 다시 강등된 광주는 기로에 섰다. 도약할 것인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인지의 경계선이었다. 그런 팀을 맡아야 하는 게 이 감독은 두렵지 않았다. 흥분됐고, 설¤다. 이런 감정을 선수들과 적극 공유하고 싶었다.


“첫 상견례가 기억난다. 강등으로 완전히 다운된 상태였다. 환경·여건에 불평하지 말자고 했다. 과거 대신 내일을 고민하자고 했다. 가슴을 활짝 열자는 메시지를 줬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다행히 경직된 분위기가 금세 풀렸다. 환한 미소와 큰 웃음이 훈련장을 채우자 실전에서도 결과가 나왔다. 벤치의 따스한 격려와 독려, “두려워 말고 도전하자”는 적극적인 멘토링에 선수들이 춤을 췄다. 대신 너무 먼 목표는 주지 않았다. 바로 앞 경기에 초점을 뒀다. “빨리 승격하자는 생각이 왜 없겠나. 그런데 의욕으로 시즌을 보낼 수 없다. 한 경기씩 잡아가면 어느 순간 승격도, 플레이오프(PO)도 보이지 않겠나.”


이 감독의 꿈은 의외로 소박하다. 우승 청부사도, 승격 도사도 아닌, ‘가꾸는 지도자’를 원한다. “난 선수들을 빛내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누구나 장·단점이 있고, 성향이 있다. 장점을 드러내줄 수 있는 지도자가 꿈이다. 선수들이 은퇴할 때 ‘나를 가꿔준 사람’으로 봐줬으면 한다. 광주는 배고픈 사람들이 모였다. 간절한 이들이 헌신했을 때 자신과 팀이 빛을 낸다. 우린 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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