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사진출처 | tvN 방송 캡처
방송 말미에 ‘제작진 일기’ 자막 띄우며
윤당선인 ‘외압 논란’ 우회적 입장 표명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윤당선인 ‘외압 논란’ 우회적 입장 표명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출연을 앞뒤로 프로그램 취지 훼손 및 정치색 등 논란을 모은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 제작진이 이와 관련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 반응은 싸늘하다.
‘유퀴즈’ 제작진은 27일 방영분에서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일지’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여기서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면서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사람(프로그램 진행자 유재석·조세호)과 함께한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를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고 써 여운을 남겼다.
‘유퀴즈’는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출연 요청을 제작진이 거절했다는 정치권의 주장이 방송 직후 잇따르면서 ‘정치적 편파’ 등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급기야 ‘국민MC’로 불려온 유재석에까지 인신공격성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tvN의 모회사인 CJ ENM이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제작진이 에둘러 입장을 표현한 것을 두고 시청자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말장난”, “꽃밭을 스스로 망쳐버린 제작진”,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