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순위의 기적’ 두산 안권수에게 찾아온 봄날

입력 2022-05-03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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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안권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외야수 안권수(29)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2차 10라운드(전체 99순위)로 지명 받아 그야말로 가까스로 KBO리그의 구성원이 됐다. 트라이아웃 때 부상으로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선택이었지만, 당시 두산 스카우트팀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결단을 내렸다.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일본 특유의 디테일 야구에 익숙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 또한 후반 점수를 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이를 증명하듯 2020시즌 신인 체력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스프링캠프도 완주했다.

지난 2시즌 동안 그의 역할은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한정됐다. 제한적 환경에서도 타율 0.253(79타수 20안타), 7타점, 5도루를 올리며 소금 같은 역할을 한 덕분에 올해도 1군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됐고, 최근에는 놀라운 타격감을 뽐내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한 4월 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부터 이달 1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4경기에선 11타수 8안타(타율 0.727)의 맹타를 휘둘렀다.

일본에서 강점으로 평가받았던 정확한 타격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안권수는 “일본에 있을 때는 수비보다 타격에 더 자신이 있었다”며 “이제 일본에서 야구했던 때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2스트라이크까진 강하게 스윙하고, 그 이후에는 최대한 갖다 맞히는 데 집중하다 보니 결과가 나오고 있다. 원래 내가 치던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입단 당시 통역 없이는 소통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한국어로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코칭스태프가 전달하는 작전을 이해하고, 동료들과 원활하게 대화하면서 심리적 안정도 얻었다. 9-0으로 승리한 1일 경기 후에도 통역 없이 직접 인터뷰를 했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본에서 매 경기 보고 계실 텐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연락을 자주 드리는데, 최근 모습에 기뻐하셔서 나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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