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장례위원장 “임종 직전 강수연, 처음으로 평화로웠다”

입력 2022-05-09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동호 영화인장 장례위원장이 배우 박정자(왼쪽부터)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손을 잡고 고인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故 강수연 배우 장례준비위원회

김동호 장례위원장이 본 마지막 강수연

“어렵게 살아와…부디 영면하길”
‘오랜 절친’ 김동호위원장 추모글
배우 박정자 “많이 외로웠을 것”
곽신애 대표 “삶 자체가 대스타”
“인공호흡기 낀 수연 씨, 처음으로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영면하기를…”

강수연과 오랜 세월, ‘아버지와 딸’처럼, 때로는 ‘절친’, ‘동지’로 지낸 김동호 고 강수연 영화인장 장례위원장은 8일 “그동안 세파에 시달렸고 어렵게 살아왔던 수연 씨가 처음으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을 봤다”며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이날 고인의 빈소를 지킨 김 위원장은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셨으니 앞으로 저세상에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평화롭게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예상치 못한 영원한 이별에 가슴 아파하는 감독, 배우, 제작자 등 영화관계자들도 저마다 SNS를 통해 생전 고인과 함께했던 추억을 돌이키며 애도했다. 빈소를 찾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고인의 대표작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연출한 거장 임권택 감독은 그 누구보다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아 “고인 같은 좋은 배우를 만났던 건 행운이다. 고인 덕에 내 영화가 빛날 수 있었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 오랜 세월 함께 일하면서도 단 한 번도 촬영에 지장을 준 적이 없는 영리한 배우”라고 추억했다.

‘기생충’을 제작한 바른손이엔에이 곽신애 대표는 “우리 세대 영화인의 중심”이라고 고인을 가리키며 “삶 자체가 대스타이자 배우이면서 아티스트였다. 동료 선후배들과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삶을 사셨다”고 말했다.

영화 ‘웨스턴 애비뉴’에서 고인과 함께 호흡했던 배우 박정자는 “지나치게 똑소리 나는 똑순이여서 외로웠을 것 같다”며 가슴 아파했다.

김규리는 “나에겐 등대 같은 분”이라고 돌이켰다. 드라마 ‘문희’의 이승연은 “언제나 당당하고 멋지고 아름다웠던 전설의 여배우”라고 추억했다. 드라마 ‘여인천하’를 함께한 안연홍은 “나처럼 새카만 후배도 항상 따뜻하게 챙겨주던 언니”라고, 이상아는 “아역 때부터 활동한 나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해주던 언니”라며 그리워했다.

이처럼 생전 동료들에게 따스한 추억을 안기며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고 강수연을 정부는 훈장 추서로 위로할 전망이다. 이날 빈소를 찾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인은 영화사에 큰 역할을 하시고 또 하실 분”이라며 “올해 가을 훈장 추서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