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의 고민…‘에이스 발굴’과 ‘명문구단 재건’

입력 2022-05-09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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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삼성화재 블루팡스 SNS

삼성화재는 한 때 V리그를 호령했다.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2014~2015시즌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그 중 8차례 정상에 올랐다. 최다 우승팀이다. 당시엔 막을 자가 없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최근 3시즌 동안 5위→7위→6위로 미끄러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명문구단의 위상도 크게 흔들렸다. 정상과 멀어진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바닥에 더 가깝다.

구단의 선택은 감독 교체였다. 선수 시절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끈 ‘레전드’ 출신 김상우 감독(49)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1995년 입단해 2007년까지 선수로 뛴 그는 삼성화재 전성기의 주전 센터였다. 2010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지휘봉을 잡고 프로 사령탑에 데뷔한 뒤 우리카드(2015~2018년)를 거쳐 15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여건은 예전과는 딴판이다. 김 감독도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도전에 나선 건 ‘책임감’ 때문이다. 구단이 믿고 맡겨준 것에 대해 어떻게든 보답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목표는 ‘명문구단 재건’이다. 팀을 추슬러 또 다시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선은 선수 자원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빈자리가 너무 많다”며 하소연했다. 5명이 군 입대를 하는 등 선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사진출처 | 삼성화재 블루팡스 SNS


트레이드를 통해 숨통을 틔웠다. 삼성화재는 황승빈, 정성규, 이승원 등 3명을 우리카드에 보내고 이상욱, 하현용, 이호건, 홍기선, 류윤식 등 5명을 데려오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 감독은 “황승빈은 좋은 세터다. 관심 갖는 구단이 많았다. 보내기 아쉬웠지만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 이후 평가는 나쁘지 않다. 센터, 리베로, 레프트 등을 고르게 영입하면서 빈자리를 채웠다.

지난 시즌 동행했던 카일 러셀(미국)이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는 바람에 외국인도 바꿨다. 다행히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 “우린 무조건 라이트 공격수가 필요했다”는 김 감독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26·리비아)를 뽑았다.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해 다수 구단의 영입 대상이 된 이크바이리는 상대를 압도할만한 세계적인 선수는 아니지만 점프력이 좋고, 스윙이 호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은 ”체격과 힘을 붙인다면 우리의 기대감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팀의 구심점을 만드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다. 그는 “팀은 에이스가 끌고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한때 에이스가 너무 많아 고민인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엔 딱히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 리더가 없다는 것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에이스의 출현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발굴해야한다. 김 감독은 “에이스를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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