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커브 아니다’ KT의 분석을 경기력으로 입증한 박병호

입력 2022-05-10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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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박병호는 ‘에이징 커브’가 아니다”라는 KT 위즈의 분석과 판단은 옳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KT에 합류한 박병호(36)가 개막 이후 30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리는 등 자신의 가치를 몸소 입증하고 있다.

박병호는 3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타율 0.283, 10홈런,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2로 중심타자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홈런 부문에선 독보적 1위다. 타점 2위, 장타율 3위, OPS 5위 등 각종 타격지표 상위권에 고르게 올라있다.

이보다 더 눈에 띄는 데이터는 타구속도와 발사각. 올 시즌 박병호의 타구속도는 평균 시속 147.0㎞다. 2021시즌(141.5㎞)보다 월등하게 좋아졌다. 발사각 또한 21.3도로 지난해(10.6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상향됐다. 그 덕에 시즌 초반 장타를 쏟아내며 ‘국민거포’라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T가 지난해 12월 박병호의 FA 영입을 시도하자 다양한 얘기가 나왔다. 지난 시즌 극심한 타격침체를 겪은 그에게 에이징 커브가 찾아왔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시즌 그의 성적은 타율 0.227, 20홈런, 76타점이었다. 더 큰 문제는 긴 슬럼프였고, 삼진을 141개나 당한 대목이었다. 이 때문에 하향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KT는 적극 구애로 박병호를 붙잡았다. 3년 총액 30억 원에 사인했다. 박병호 입장에선 괜찮은 조건이었다.

KT 박병호. 스포츠동아DB


KT는 박병호 영입을 결정하면서 데이터에 집중했다. 타구속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그 결과 ‘박병호가 에이징 커브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판단이 섰다. 2022시즌 충분히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보고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박병호 영입 당시 데이터팀장을 지낸 나도현 KT 단장은 “다양한 데이터를 검토했을 때 충분히 영입할 만한 선수라는 걸 확신했고, 아직 에이징 커브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KT의 분석은 어긋나지 않았다. 올 시즌 헛스윙 비율이 더 늘고, 삼진도 37개로 적진 않지만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에 대한 콘택트 비율은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면서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장타로 연결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욱이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아직은 타자들이 고전하는 경향이 짙은 점을 고려하면 박병호의 활약은 전성기에 버금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병호의 확실한 부활에 KT가 웃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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