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색채 담으면 ‘케이 무비’라 불러야죠”

입력 2022-05-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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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 현장. 칸(프랑스) |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한국을 담은 해외작품·협업 늘어나
할리우드 리포터 “한국영화 부흥기”
“이제 ‘케이(K) 무비’라 불러야 맞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진흥위원회 박기용 위원장의 말이다. 한국 자본과 제작진이 만들어온 ‘한국영화’라는, 단순한 국적 개념을 넘어 이제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을 담아내는 영화의 시대라는 의미이다. 해외 제작진과 협업은 물론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는 해외 작품도 늘어나고 있음을 가리킨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그 뚜렷한 흐름이 두드러지는 무대이다.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한국 제작진과 해외 스태프의 협업으로 완성된 대표적 작품이다. 칸에서 23 일(이하 한국시간) 첫 공개되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중국영화 ‘색, 계’ 등과 함께 한국영화 ‘만추’ 등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 높은 중국배우 탕웨이의 주연작이다. 일부 스태프는 할리우드 출신이기도 하다. 27일 선보이는 ‘브로커’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강동원·아이유 등 한국배우 및 스태프와 함께 한국 자본으로 촬영했다.

재능 있는 젊은 감독들의 독창적 작품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작인 프랑스영화 ‘리턴 투 서울’도 비슷하다. 데이비 추 감독 등 프랑스는 물론 미국, 벨기에 등 다국적 제작진이 오광록, 김선영 등 한국배우와 손잡았다. 프랑스에 입양된 한국 입양아가 모국에서 친부모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한국에서 올로케이션했다. 캄보디아계 데이비 추 감독은 “홍상수·이창동·봉준호 등 한국 감독들에게 경외감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칸 국제영화제 소식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한국영화가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위기를 맞았지만 올해 해외 협업을 통해 완성한 콘텐츠로 다시 부흥기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버라이어티도 “해외 제작진과 손잡고 만든 작품들을 통해 한국영화가 더 세계적 풍미를 가질 것”이라며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영화가 해외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기용 영화진흥위원장은 “이제 한국적 색채를 가진 모든 영화를 포함하는 ‘케이(K) 무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칸)|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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