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지찬. 스포츠동아DB
입단 첫해(2020년) 김지찬은 기량보다는 KBO 등록선수들 중 가장 작은 키로 더 주목 받았다. 그러나 디테일의 강점을 살린 플레이로 1군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그를 바라보며 희망을 키우는 꿈나무들도 생겼다. 입단 첫해부터 그를 1차 스프링캠프에 데려가며 1군 자원으로 키워낸 허삼영 삼성 감독의 안목도 통했다. “키는 작지만, 몸은 마치 레슬링 선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단단했다.” 작은 키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는 강점을 눈여겨본 것이다.
김지찬은 30일 현재 올 시즌 46경기에서 타율 0.284, 14타점, 17도루, 출루율 0.369를 기록 중이다. 삼진(23개)만큼 볼넷(21개)도 많이 얻어내며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프로필상 163㎝로 작은 키의 한계를 극복한 것은 물론 효율성까지 겸비한 덕분에 팀에선 빼놓을 수 없는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눈에 띄는 지표 중 하나는 3.9%의 헛스윙 비율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헛스윙 비율이 5% 미만인 선수는 김선빈(KIA 타이거즈·2.7%), 이정후(키움 히어로즈·2.8%), 허경민(두산 베어스·3.9%), 김지찬 등 4명이 전부다.
2020년 김지찬의 헛스윙 비율은 6.2%였다. 2021년 5.3%로 한층 나아졌고, 올해는 2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헛스윙 비율을 낮췄다. 100차례 스윙을 했다고 치면, 96.1%를 어떻게든 배트에 맞혔다는 뜻이다. 2020년 0.301, 2021년 0.331이었던 출루율의 상승은 이처럼 낮아진 헛스윙 비율과 궤를 같이한다. 약점을 극복하고,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땀 흘린 결과가 그라운드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제 약점으로 꼽히는 수비만 좀더 보완한다면, 팀에 필요한 최적의 리드오프로 성장할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