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만나도 흐트러짐 없는 한국축구, ‘우리 스타일’ 믿어줄 때

입력 2022-06-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6월 A매치 4연전을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평가전을 치렀다. 이에 앞서서는 브라질(2일·서울)~칠레(6일·대전)~파라과이(10일·수원)를 상대로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대비했다.

손흥민(토트넘)과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23골)에 오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이집트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은 다소 아쉬웠으나, 대부분 스파링 파트너로는 괜찮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한 주축들을 총동원해 성의껏 내한 경기를 치렀고, 파라과이 역시 월드컵 남미예선을 소화한 주축 멤버들을 적잖게 데려와 평가전의 가치를 높여줬다.

대표팀도 인상적 행보를 보였다. ▲전방압박 및 빠른 공수전개 ▲후방 빌드업 등을 강조해온 벤투 감독은 4년간 갈고 닦은 팀 컬러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했다. 물론 내용과 결과 모두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브라질전에선 1-1 동점을 만들고도 4골차 대패를 면치 못했고, 파라과이에는 0-2로 끌려가다 후반 중반 이후 맹반격으로 간신히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숱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빌드업 도중 볼을 빼앗겨 결정적 실점 위기를 맞았고,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실수를 연발하거나 연계 플레이에 실패하곤 했다. 위험지역에서 압박이 풀리는 장면도 종종 나왔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고유의 색깔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입버릇처럼 “우리 스타일과 프로세스를 발전시키며 최선의 전략·전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온 벤투 감독은 이집트전을 앞두고 “브라질전은 팀과 개인 퀄리티의 영향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칠레, 파라과이전은 우리가 좀더 뛰어났고 올바른 방향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스포츠동아DB


일각에선 이런 ‘벤투호’의 모습을 걱정하기도 한다. 한국처럼 약체가 월드컵 본선에서 강호를 상대로 제대로 된 ‘빌드업 축구’를 시도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물론 합리적 우려다. 카타르에서 만날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은 모두 한 수 위다.

그러나 무작정 꼬리를 내릴 순 없다. 상대가 공격 빈도를 높일 때가 오히려 가장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속공의 세기를 다듬고 템포와 리듬을 높이면 우리도 찬스를 잡을 수 있다. 남은 기간 충분한 보완이 필요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팀 컬러를 완전히 뒤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