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잃은 선수들…U-23 亞컵 조기탈락, ‘황새’만의 잘못일까

입력 2022-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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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일전 참패의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여러 이유로 예견된 참사였지만, 선수들의 안일한 마음가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2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2일(한국시간)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2014년 대회 창설 이후 매번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으나, 이번에는 U-21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가로막혔다.

황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 나선 공식대회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주축선수들의 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A대표팀 대체 발탁으로 인한 이탈 등이 변수가 됐다. 준비과정이 미흡했던 데다, 일본과 대결에선 황 감독의 전술적 패착까지 겹쳤다.

선수들의 안일한 태도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이 조기 탈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전 내내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위축됐다. 중원에서 고군분투한 이강인(마요르카), 상대의 슛을 수차례 선방한 골키퍼 민성준(인천 유나이티드)만이 제 몫을 했다. 후반 20분 호소야 마오가 집념으로 2번째 골을 뽑을 때도 골키퍼 선방 후 흐르는 공을 따라간 수비수가 없었을 정도로 한국의 플레이는 느슨했다.

이번 대회에는 병역 관련 혜택이 전혀 걸려있지 않았다. 전승 우승을 차지한 2020년 태국대회에는 2020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었다. 이번 대회는 당초 9월로 예정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의 최종 모의고사로 간주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 탓에 연기되면서 김이 빠졌다. 황 감독은 13일 결산 인터뷰를 통해 “어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일깨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병역 관련 혜택의 유무가 핑계여선 곤란하다. 나이가 더 어리고 병역과는 무관한 일본 U-21 대표팀은 ‘한·일전’이란 이유만으로 투지를 불태웠다. 과거 맞대결에서 한국 선수들이 앞세웠던 투지를 오히려 일본 선수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는 빠르고 위협적인 선수가 많다. 동기부여가 상당했던 한국전에서 2골을 넣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반드시 승리하고 싶었다”는 일본 주전 공격수 스즈키 유이토의 말에서 얼마나 승리가 간절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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