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예금금리↑…꼬리내린 은행들

입력 2022-06-28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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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자, 은행권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는 은행장들. 사진 | 뉴시스

금융당국 ‘이자 장사’ 압박 통했나…

예대금리차 공시주기 ‘3→1개월’로
부담 커진 은행, 금리 조정 눈치싸움
우리銀 주담대 최고 금리 6%대로↓
반면 하나銀은 정기예금 금리 인상
새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 장사’에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자, 은행권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조정에 나서는 등 정부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이는 물가 상승 확산으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한국시간)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 인상)’을 밟는 등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예상되는 만큼, 서민들의 금융비용 증가에 대한 정부의 대비책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압박 나선 대통령과 금융감독원장


포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열었다.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첫 간담회를 열고, 은행의 대출금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3분기부터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시행하는 등 제도적인 압박도 부담이다. 공시 주기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숫자를 공개하고 경쟁사들과 비교가 불가피한 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권의 한 목소리다.

은행권은 서둘러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24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최고 금리를 6%대로 내렸다. 우리은행 주담대 고정(혼합형)금리는 연 5.48∼7.16%에서 연 5.47∼6.26%로 조정돼 금리 상단이 0.9%p 낮아졌다.

또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한 우대금리를 0.1%p 확대했으며, 케이뱅크는 21일부터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1%p 낮췄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22일 비대면으로 보유 중인 주담대 금리 그대로 기간만 5년 연장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시행했다.

대출금리는 내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인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p 인상해 만기 1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 연 3% 이자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22일 가입 기간 12개월이면 최고 연 3%, 18개월은 최고 연 3.2%의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중간배당 특수 없이 은행주 고전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기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의 고전도 이어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지난주(20∼24일) 평균 5.14% 하락했다. 개별로 보면 KB금융 -5.95%, 신한지주 -3.37%, 하나금융지주 -5.40%, 우리금융지주 -5.86% 등이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04%)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28일까지 매수 시 중간배당을 받을 수 있는 중간배당 특수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은행주는 금리를 인상하면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상승하지만,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며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강도 긴축이 예고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지며 은행의 부실화 가능성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관치금융 논란도 일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은행의 금리 산정에 금융당국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금융감독원장은 “시장의 자율적인 금리 조정 기능에 간섭할 의사도 없고 간섭할 수도 없다”면서도 “법에서 정한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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