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 주연 ‘23년 절친’ 이정재-정우성을 만나다

입력 2022-07-0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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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왼쪽부터)이 5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헌트’ 제작보고회 무대에 나란히 올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정재 “정우성 캐스팅 가장 힘들어”
정우성 “고생하는 이정재 아름다워”

이정재
연출 데뷔작…칸 초청은 꿈같아
시나리오 정우성에게 4번 퇴짜

정우성
칸 동행은 정재와 신혼여행 하하
최선 다하는 감독님 열정에 감동
“‘헌트’로 꽃피운 23년 지기 ‘깐부’”

‘월드스타’ 이정재의 첫 연출 데뷔작 ‘헌트’는 23년 지기의 우정과 영화적 영감으로 완성됐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는 1980년대 한반도를 배경으로 서로를 내부 첩자로 의심하는 두 안기부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액션물이다. 1999년 ‘태양은 없다’에서 젊은 패기와 들끓는 우정을 그렸던 두 사람은 이번 영화에서 조직 내 침투한 스파이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며 팽팽하게 대립한다. 앞서 5월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 받았다.

다음 달 10일 개봉을 앞두고 5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정재는 “‘헌트’로 많은 영화제 중 가장 의미 있는 칸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초청받아 기뻤다”며 돌이켰다. 옆에 있던 정우성은 “우리 둘이 칸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재, 연출·각본·주연까지 1인 3역


‘헌트’의 시나리오 판권을 구입한 후 “제작에만 참여”하려고 했던 이정재는 “쉽지 않은 긴 제작 과정을 거치며 오래 고민한 끝에” 각본과 연출까지 맡았다. “‘이런 큰 영화를 내가 만들어도 되나’ 싶어 고민했다. 오랫동안 영화 일을 해왔지만 각본을 쓰거나 연출을 하는 건 연기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서 많이 주저했고, 결국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배우들의 “캐스팅”을 꼽았다. “감독으로서 동료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주는 것 그 자체가 너무나 긴장되는 일”이었다는 그는 “특히 ‘절친’ 정우성의 캐스팅이 가장 힘들다”고 고백했다.

“‘태양은 없다’ 이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았으나 ‘투톱’으로 할 만한 작품이 많지 않았다. ‘헌트’의 초안부터 우성 씨와 공유했는데 사실 많이 미흡했다. 4번이나 거절당했다. 둘이 함께하는 작품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준비가 덜 된 작품으로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정우성 “깨지더라도 함께 하려는 마음에…”

그 역시 이정재와 함께 한 작품을 선보인다는 게 “더 두렵고 조심스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주위에서도 작품보다 자신들의 사적인 관계에만 관심이 집중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정재와도 “거리감을 두고 냉정하게 바라보려고 했다”는 그는 “이 작품을 내놓기 위해 이 양반(이정재)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봐 왔고 마침내 이제는 준비가 된 것 같았다. 깨지더라도 함께 하려는 마음이 들더라”고 말했다.

‘감독’ 이정재의 노력과 열정을 온몸으로 느꼈던 현장도 떠올렸다. “내 친구가 현장에서 죽겠구나”라는 생각했을 정도였다.

“정재 씨는 촬영을 끝내고 피곤함에 절은 상태로 숙소에 들어가도 쉴 수 없었다. 다음 날 촬영을 준비해야 했고 촬영장에도 가장 먼저 나가있어야 했다. 점점 지쳐가는 게 보이더라. 하지만 본인이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하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이정재는 “개봉은 제(영화)가 먼저 하게 됐지만 우성 씨가 ‘보호자’(하반기 개봉 예정)라는 연출을 앞서서 했다. 옆에서 지켜볼 때 너무 힘들어해서 인삼을 챙겨줬었는데 ‘헌트’ 촬영 중 우성 씨가 산삼을 챙겨주더라”며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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