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에게 물었다…어떻게 ‘제구 되는 파이어볼러’가 됐나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2-07-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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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은 올 시즌 국내투수들 중 최고의 ‘히트맨’으로 꼽힌다. 7일까지 1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2회를 포함해 9승4패, 평균자책점(ERA) 2.18, 114탈삼진, 31볼넷의 압도적 투구를 뽐내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단순히 성적만 돋보이는 게 아니다. 평균구속 153.5㎞의 강속구와 더불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두루 활용하며 타자들의 노림수를 빼앗는다. 2018년 입단 당시에는 ‘역대급 구위’ 하나로 주목 받았다면, 지금은 ‘제구가 되는 파이어볼러’로 진화했다.

안우진의 데뷔 시즌(2018년) 성적은 20경기(41.1이닝)에서 2승4패1홀드, ERA 7.19에 불과했다. 삼진은 46개를 잡았지만, 볼넷도 28개를 허용했다. 강력한 구위에도 불구하고 제구력에 약점을 드러냈다. 피칭 메뉴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위주였고, 그해 삼진/볼넷 비율(K/BB) 또한 1.64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 안우진의 K/BB는 3.68까지 올라갔다.

매년 발전을 거듭하며 에이스의 경지에 오른 비결은 역시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특히 입단 초기 불안요소였던 제구력을 개선한 덕분에 리그를 호령하는 투수로 올라설 수 있었다. 6일 잠실구장에서 안우진과 만나 그 과정을 들어봤다.

“지난해부터 연습 때 포수가 바깥쪽에 앉아있으면, ‘아예 더 바깥쪽으로 빠져서 앉아달라’고 주문하곤 했다. 몸쪽 코스도 마찬가지다. 위치를 구분해서 던질 수 있게끔 하다보니 코스의 방향성이 확실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실전에서도 일부러 그렇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훈련하면서 확실히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키움 안우진.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투구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하다. 빠르게 진화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정규시즌 내내 전력투구로 일관하다가 완급조절을 통해 풀어나가는 방법을 깨우친 뒤 포스트시즌(PS) 들어 소위 ‘치트키’로 부상했던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신인 때는 그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던져보니 어느 정도 코스에는 공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빠른 공은 실투가 나와도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속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원하는 코스에 공이 들어갔을 때 좋은 타구가 나온 기억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항상 원하는 코스에 정확하게 던지자는 생각을 갖고 연습했다.”

말 그대로 ‘제구 되는 파이어볼러’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만족은 없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실투를 줄여야 한다. 구속은 어느 정도 잘 나오고 있으니 컨트롤이 그만큼 중요하다. 여전히 볼넷이 많고,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있다. 더 완벽하게 하긴 쉽지 않더라도 이 점을 보완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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