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UCL’ 토트넘-세비야전, 관중석은 축제 분위기&피치 안은 전쟁터 [현장리포트]

입력 2022-07-17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의 경기가 열렸다. 전반 종료 후 양 팀 선수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미리 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라는 말이 손색없을 정도로 볼거리가 풍성했다.

16일 토트넘(잉글랜드)과 세비야(스페인)의 프리시즌 친선경기가 벌어진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열기는 유럽축구를 방불케 했다. 관중석의 분위기는 축제와 같았지만,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혈투를 벌였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보기 힘든 명품 경기였다. 매치업 자체가 흥미로웠다. 토트넘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위에 올라 2022~2023시즌 UCL 본선 무대에 나서는 강팀이다. 23골을 뽑아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골든부트(득점왕)를 수상한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 히샬리송, 위고 요리스 등 EPL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프리시즌 투어를 소화하는 토트넘의 일거수일투족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세비야 역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손꼽히는 강호다. 2021~2022시즌 리그 4위로 UCL 진출권을 따냈다. 이날 경기가 미리 보는 UCL이라 불리는 이유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던 에릭 라멜라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이반 라키티치 등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창단 후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대외활동에 집중하며 팬들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

1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의 경기가 열렸다.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가득메워 응원을 펼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예매 전쟁도 치열했다. 지난달 19일 개시된 토트넘-세비야전 예매는 20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팀 K리그’전 예매 당시보다 5분 더 빨리 티켓이 동이 났다. 한국에서 세비야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경기 당일 열기도 뜨거웠다. 축구 팬들은 킥오프(오후 8시) 4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모여들었다. 팀 K리그와 경기가 열렸던 사흘 전엔 폭우가 쏟아졌으나, 이날은 축구장 나들이를 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 평소 푸른 물결이 치던 빅버드는 토트넘의 상징색인 하얀색으로 뒤덮였고, 곳곳엔 세비야를 응원하기 위해 붉은색 유니폼을 착용한 팬들도 있었다. 다. 4만3998명의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호세 카스트로 세비야 회장, 이재준 수원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귀빈들이 자리를 빛냈다.

1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의 경기가 열렸다. 토트넘 손흥민이 세비야 수비를 제치며 돌파흘 시도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던 팀 K리그전과 달리 손흥민과 케인은 동시에 선발 출격했다. 이틀 전 공개한 2022~2023시즌 원정유니폼을 처음 착용한 EPL 최고의 공격 듀오에 시선이 쏠렸고, 후반 5분 둘의 합작골이 나오자 관중석에선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훈훈했던 관중석 분위기와 달리 피치 안은 전쟁터였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양 팀은 매우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고, 선수들간 신경전도 엄청났다. 세비야의 곤살로 몬티엘은 전반전 도중 손흥민과 충돌해 입술 부위에 출혈이 생겼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에게 다가가 항의의 제스처를 취하자 벤치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여 경기 분위기를 뜨겁게 했다.

수원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