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곁에 계신 것 같았어요” 아버지 대신 든 트로피, 아들 기억 속 되살아난 전설 최동원

입력 2022-07-17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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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에 앞서 최기호 씨가 아버지인 최동원의 40주년 기념 트로피를 받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아버지를 지금까지 기억해주시고, 추억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동입니다.”

고(故) 최동원 전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아들 최기호 씨(32)는 17일 ‘2022 KBO 올스타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았다. KBO가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상위 4명 중 최 전 감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최 전 감독은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만장일치, 팬 투표에서 54만5431표(9.99점)로 총점 89.99점(2위)을 받았다. 최 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허구연 KBO 총재로부터 트로피를 받았다. 이번 올스타전에선 최 전 감독을 비롯한 상위 4명이 발표됐다. KBO는 남은 36명의 레전드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잠실구장을 꽉 채운 2만3750명의 관중은 레전드들이 호명될 때마다 크게 환호했다. 최 전 감독을 비롯해 최다득표자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 이승엽 KBO 기술위원이 추억의 승용차 ‘포니’를 타고 등장했다. 선 전 감독은 소감에 앞서 “최동원 선배가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정말 아쉽다. 나의 어릴 적 우상이자 멘토였다. 늘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오늘 뜻 깊은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씨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께서 직접 오셔 이 광경을 보고, 시상식에도 참석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레전드 40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정말 많이 놀랐다. 아버지는 프로야구 초창기 일원이셨는데도 지금까지 야구팬들이 기억해주고, 추억해주고, 사랑해준다는 것 자체로 큰 감동이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씨를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이날 시구행사 때 등장한 아버지다. KBO는 전국 각지 팬으로부터 최종 시구자 선 전 감독에게 공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선 전 감독에게 마지막으로 공을 전달한 이가 최 전 감독이다.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에서 그의 생전 모습을 재현했다. 전광판에 롯데 자이언츠의 영구결번이자 최 전 감독의 현역시절 등번호 11번이 보이자 관중들도 일제히 환호했다.

최 씨는 “정말 놀랐다.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 듯했다. 곁에 계신 것처럼 느껴져 더 감동했다. 멋지게 준비해줘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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